엔비디아 직접 투자한 국내 1호 AI 스타트업
고해상도 영상 처리의 기술적 한계 극복 과제
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며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산업 혁신 동력을 책임지는 중견·중소·스타트업·벤처기업은 한국 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산업 혁신 지표를 형성하고 경제 역동성 엔진 역할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영상이해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트웰브랩스는 설립 초기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국제 컴퓨터비전 학회가 주최한 영상인식 대회에서 카카오, 텐센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MS와 ICCV가 주최한 '밸류 챌린지' 영상 검색 트랙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트웰브랩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유수 벤처캐피털(VC)로부터 꾸준히 투자를 유치해 빠르게 성장했다. 시드 단계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사 및 이미지넷 창시자인 스탠퍼드대 페이페이 리 교수 등 AI 석학들로부터 6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23년에는 엔비디아로부터 국내 AI 스타트업 최초로 직접 투자를 유치해 큰 주목을 받았다. 엔비디아 외에도 인텔, 삼성전자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삼성넥스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13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5000만달러(70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금 7700만달러(1060억원)를 달성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글로벌 최대 데이터 플랫폼인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브릭스를 비롯해 SK텔레콤, 허브스팟벤처스, 인큐텔 등으로부터 3000만달러(43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추가 유치해 트웰브랩스의 누적 투자 금액은 1억700만달러(1530억원)에 달한다.
트웰브랩스의 투자 유치 내역을 보면 시드 단계에서는 벤처 투자사와 AI 석학이, 프리 시리즈A에서는 반도체 및 빅테크 기업형 벤처캐피털이, 최근 전략적 투자에서는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기업 및 통신사가 참여했다. 각 성장 단계에 필요한 기술 검증, 인프라 지원, 시장 확장 파트너십을 전략적으로 확보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런 다각적 투자 유치 전략은 트웰브랩스가 기술 스타트업을 넘어 전방위적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중 데이터 플랫폼 기업과의 연동은 트웰브랩스 AI 모델이 더 광범위한 데이터에 접근하고 더 많은 기업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주요 파트너십 및 고객사 확보 현황도 눈에 띈다. 트웰브랩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완전 관리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에 자사 멀티모달 AI 모델 '마렝고'와 '페가수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현재 프로 스포츠 리그, 메이저 영화 제작사,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 등 영상 콘텐츠를 보유 및 운용하는 다양한 분야의 고객사들이 트웰브랩스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MLSE(메이플 리프 스포츠&엔터테인먼트)는 트웰브랩스 솔루션 도입으로 쇼츠 제작 시간을 수십 시간에서 9분으로 단축하며 작업 효율을 98% 올렸다. 디즈니, 파라마운트, NFL 등도 트웰브랩스 AI 영상 솔루션을 도입해 콘텐츠 제작 워크플로우를 혁신하고 있다. 공공 및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가치 창출을 이뤄내며 트웰브랩스 기술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구체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트웰브랩스가 기술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고객 니즈를 파악해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증명했다.
국내 공공 부문과 협력도 활발하다. 2023년부터 세종시와 '지능형 영상 관제 실증 사업'을 진행하며 CCTV 통합관제센터 실시간 영상을 AI로 모니터링해 이상 행위를 감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도 트웰브랩스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 공공 영상 데이터는 안보와 관련된 민감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주권'을 위해 국내 기업 솔루션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도 연결되며 장기적인 기업 신뢰도와 지속 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AI의 실질적인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체 영상 AI 모델인 '마렝고 2.7'과 '페가수스 1.2'를 앞세워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스포츠 콘텐츠부터 물리 보안까지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AWS와 협력을 통해 GPU 등 리소스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AWS 자체 AI 칩 기반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글로벌 AI 영상 분석 시장은 올해 50억4000만달러 규모에서 2030년 172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23.3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시장이 가장 크고 아시아 태평양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웰브랩스는 이런 시장 성장세 속에서 AWS 액티베이트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해외 확장을 준비 중이며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전 세계 고객에게 자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이해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나 기술적, 시장적, 윤리적 측면에서 과제를 안고 있다.
트웰브랩스의 핵심 기술인 비전 트랜스포머(ViT)는 고해상도 이미지 처리 시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며 ViT의 고정된 토큰 수는 다양한 크기의 시각적 요소를 포함하는 태스크에 적용하기 모호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모델 고도화 및 최적화 과정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요구하는 부분이다.
또한 AI 기술 발전의 전반적인 한계로 지적되는 창의성 부족, 상식적 추론 부족, 인간 상호작용 한계 등은 영상 이해 AI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글로벌 AI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구글, 메타, 오픈AI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영상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으며 트웰브랩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 제공을 해야만 한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대두되는 윤리적 문제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트웰브랩스는 이미지넷 창시자인 페이페이 리 교수로부터 AI가 비윤리적 묘사를 학습하지 않도록 조언을 받는 등 AI 윤리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기업은 AI 솔루션 도입 시 데이터 보안과 인프라 구축, 운영 비용 등 문제를 고려하는데 트웰브랩스는 고객이 자체 데이터 센터에서 AI 분석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며 GDPR, SOC 2와 같은 글로벌 보안 규정을 준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AI가 야기할 수 있는 편견과 차별, 딥페이크와 같은 남용 가능성, 법적 책임 문제는 트웰브랩스뿐만 아니라 모든 AI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공동의 과제다.
규제 환경 변화도 유의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을 통과시켜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유엔 총회에서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 유지를 위한 결의안이 채택되는 등 국제사회 전반에서 AI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규제 환경 변화는 기술 개발 및 서비스 제공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트웰브랩스는 변화하는 글로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이해 초거대 AI라는 특정 분야에 대한 선제적 통찰과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온 기업이다. 창업자들의 비전과 실행력, '호기심'과 '진심'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기업 문화는 트웰브랩스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와 파트너십을 이끌어내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아마존 베드록 입점과 같은 성과는 트웰브랩스의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고 향후 시장 확장 가능성을 더욱 밝게 하는 계기가 됐다.
업계 전문가는 “고해상도 영상 처리의 기술적 한계 등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영상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국가적으로 인식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외 공공 및 민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면 트웰브랩스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영상 AI 시장의 선두 주자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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