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GA 체계, 3.7만명 설계사 확보...기업가치 1조원 넘는 ‘대형 GA’로 평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업계 경영 패러다임이 수익성 위주로 전환되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K-ICS) 제고와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효율성이 높은 GA들은 핵심 판매 채널로 부상했다.
보험사들이 전속 설계사 조직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점 유지비와 인력 관리 비용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GA는 보험사들의 필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주요 GA들의 영업 채널 다변화·리스크 관리·핵심 전략 등을 살펴보았다. <편집자 註>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제판분리 4년 만에 GA업계 1위로 올라서며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23년 피플라이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대형 GA인 IFC그룹의 지분을 100% 인수해 4개 GA 체제를 구축하며 총 3만6000여 명 규모의 설계사 조직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2년 연속 매출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4월 생명보험업계 판도를 바꾼 제판분리(제조·판매 조직 분리) 전략에 따라 출범한 한화생명의 판매 전문 자회사로 국내 최대 자회사형 GA다.
한화생명은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판매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산하 GA가 전담하도록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이는 제조와 판매 기능을 명확히 분리해 채널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셈이다.
최근 한화생명은 한국투자어슈어런스 사모투자합자회사와 한국증권금융(한국밸류일반사모투자신탁1호)이 보유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전환우선주 500만주(11.1%)를 1285억원에 매입했다.
2023년 9월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한투PE가 조성한 펀드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전환우선주 형태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한화생명의 지분 매수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투자 유치 약 2년 만에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지분 매수를 결정했다는 평가다.
최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재무 지표도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전자공시 기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수익은 2조1131원으로 2023년 대비 35.1%가 증가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1519억원으로 2023년 동기 대비 120.6%나 늘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1조78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5448억원) 대비 15.3%나 증가했다. 이에 올해 영업수익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영업수익은 지난해에 이어 2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기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누적 자산과 자본은 1조9656억원과 8231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9.1%와 20.3%가 늘었다.
반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0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36억원) 대비 4.21%가 감소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성장세는 모 회사인 한화생명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414.9%나 증가한 307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 3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이 7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약 1조60억원을 기록했다. 보장성 APE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가 증가한 8790억원으로, 보장성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5643억원으로 4.1% 증가했다. 연간으로 2조원 이상 신계약 CSM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외형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자회사형 법인 보험 대리점(GA) 중에서도 압도적 규모를 갖춰 이미 상장 GA인 에이플러스에셋·인카금융서비스를 크게 앞선다. 현재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 한화라이프랩, 손자회사 피플라이프, IFC그룹 등 4개의 대형 GA를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소속 보험설계사(FP) 수는 3만6487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482명이 증가했다. 출범 초기인 2021년 상반기 1만8765명에서 빠르게 확대돼 지난해 말 2만5332명을 기록한 뒤, 올해 3만명대를 넘어서며 GA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계열 GA간의 조직 확대 전략을 통해 전체 GA 소속 설계사 규모도 키우고 있다. 특히 피플라이프 인수는 성장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인수가(2500억원)를 둘러싼 ‘오버페이’ 우려에도 불구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효성을 입증했다.
이어 지난 7월 한화생명금융을 통한 IFC그룹 지분 49%를 추가 인수해, 100% 자회사 편입해 영남권 시장 공략이 본궤도에 올랐다. 특히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추가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GA 포트폴리오의 외연 확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는 GA업계 최초로 지난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인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로부터 A+(안정적) 등급을 획득하며 GA업계의 ‘신용평가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우수한 시장 지위 안정적인 영업기반과 낮은 불완전판매율 등이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GA업계에서 신용등급을 확보하며 자금 조달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다. 자본시장법상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등급을 획득한 GA는 회사채 및 전환사채(CB) 발행이 가능하다. 그동안 단순 보험 판매 채널로 인식되던 GA가 독립적인 금융 주체로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6월 3700만달러(약 5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고정금리 달러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비상장 GA로서는 이례적인 해외 조달 사례로, 사실상 원화 금리는 4.17%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채권 발행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신뢰도를 입증한 사례라는 평가다. 비상장 GA로서는 드문 성과로, 제조·판매 분리 이후 외형 성장뿐 아니라 자본시장 접근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계사 지원 체계도 고도화하고 있다. 창업형 사업가 육성 프로그램 ‘G-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자동차 비교견적센터·VIP 상담공간 FA센터·통합관리 시스템(오렌지트리·터치)·교육 플랫폼 ‘라이프플러스 아카데미’ 등을 구축해 영업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 현재 20개 창업형 사업부와 12개 단독지사를 기반으로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 한화생명금융서비스, M&A·판매네트워크 기업 가치 상승..."상장 가능성 주목"
업계에서는 탄탄한 수익 기반을 갖춘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향후 기업공개(IPO)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높은 이익 창출력과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최근 지분을 다시 매입한 것으로 설명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기업가치는 불과 2년 전 약 9000억원 수준에서 현재 1조원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이에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의사결정 구조가 일원화돼 영업력 강화도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이 모회사 경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며, 완전자회사 전환을 계기로 향후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성장 전략을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제판분리 전략의 대표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GA업계 내 독보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상장 가능성·추가 M&A·확장된 판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업가치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