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주 '극도의 공포' 분위기 속에서 8만달러 초반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이 8만8000달러선을 회복했고 알트코인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특히 시가총액 3위 리플(XRP)은 하루 만에 8% 가까이 치솟으며 시장 회복을 주도했다.
2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9% 오른 8만865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8만 달러 초반까지 밀렸던 저점과 비교하면 10% 이상 반등한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의 반등세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4.32% 급등해 2958달러를 기록했다. XRP는 7.91% 뛰어올라 2.2달러를 찍었다. 지난주 1달러대까지 추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22%나 반등한 셈이다. 솔라나는 4.61% 오른 139달러를, 바이낸스코인은 1.44% 상승한 865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반등의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재점화가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9월 고용 지표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취약하며 회복의 증거도 없다"며 "다음 달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유력한 후임 후보로 거론되는 월러 이사의 이번 발언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이 전망하는 12월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21일 71.0%에서 24일 84.4%로 급등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42%에 불과했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격히 회복된 것이다. 분산형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에서도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81%로 치솟았다.
다만 투자자 심리는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러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알터너티브닷미가 산출하는 공포탐욕지수는 전일보다 6포인트 오른 1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위축된 '극도의 공포' 상태를,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 과열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지수 수준은 여전히 극도의 공포 영역에 속한다는 점에서 시장 회복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월러 이사에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잇달아 12월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준 내 비둘기파 인사들이 속속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유동성 확대로 이어져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불안정한 투자 심리와 거시경제 변수들을 고려할 때 단기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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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