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고객사 확보했고 삼성전자·인텔과 격차 벌리게 될 것"
TSMC, 상반기 매출 10% 감소 예상, 내년 1월 수주 가격 3~6% 인상 예정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하반기 2나노 공정 반도체의 시범생산을 목표로 준비작업에 착수해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 벌리기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TSMC가 2나노에서 처음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도입해 전반적인 생산 효율이 3나노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만 현지 매체 경제일보가 최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2나노 공정 시범생산 작업에 돌입했다”며 “가장 혁신적인 AI 시스템을 탑재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2나노 반도체 시범생산 작업을 위해 일부 엔지니어를 해당 공장시설에 파견했으며 1천 명이 넘는 연구개발팀도 별도로 소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1천만 개를 시범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경제일보는 “이미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TSMC 2나노 반도체의 고객사로 거론되고 있으며 TSMC는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대신 “2나노 기술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2025년 양산 계획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앞서 2024년 2나노 시범생산, 2025년 양산 계획을 밝혔었다. 시범생산 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단 공정 기술력을 기반으로 TSMC 추격에 속도를 내면서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의 초미세공정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TSMC 마음도 급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2017년에 시작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5.6%에 달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면서 선진 기술력을 확보한 모습도 보여줬다.
TSMC는 이번에 16나노 공정부터 사용하던 핀펫 공정을 뒤로하고 2나노에 처음 GAA 공정을 도입한다. 세계 최초 GAA 기반 2나노 양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GAA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면적이 작고 소비전력도 낮은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어 초미세 공정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TSMC가 2나노 시범양산 시점을 앞당긴 것은 기술 경쟁력 선제 확보 의도도 있지만 고객사의 수요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경제일보는 “고객사의 수요가 확실해 TSMC 2나노 양산 초기 작업이 물 흐르듯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등을 포함한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수요가 높아져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미국 반도체 전자설계 자동화 최대 기업 시놉시스 등 여러 파트너사들과 협력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TSMC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대형 고객사 리스트나 수주 물량이 공개되지 않았다. TSMC가 고객사를 확정 짓고 2나노 양산 준비를 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며, TSMC는 2나노 양산을 통해 파운드리 업계에서 영향력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삼성전자는 3나노에서 이미 GAA 방식을 도입한 만큼, TSMC가 GAA 방식을 채택한 2나노를 양산하게 되면 삼성전자가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은 최근 “5년 안에 TSMC를 앞설 수 있다”고 밝힌 적 있다.
한편 대만 매체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TSMC는 내년 1월 선단 공정 반도체 가격을 3%에서 6% 올리기로 결정했다. 각 고객사에 적용하는 인상률은 다르며 이미 애플과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 고객사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타임즈는 “해외 공장시설 투자 비용과 전력 가격 상승 등 여러 비용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데다, 7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삼성전자 등 경쟁사를 월등히 앞서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는 용기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웨이저자 TSMC CEO는 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상반기 TSMC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전체 시장 규모는 한 자릿수 둔화하겠지만 TSMC는 자체 기술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반도체 시장이나 기업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했다.
노이서 기자 yiiiseo@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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