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HPC와 차량용 반도체 집중
삼성전자·TSMC 경쟁 이어져, TSMC는 연간 매출 전망치 하향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5년 안에 TSMC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밝힌 가운데 TSMC는 세계 선두 입지를 이어갈 수 있다며 견제에 나섰다.
최근 대만에서 열린 TSMC 연례 기술포럼에서 장샤오창 TSMC 사업개발 담당자가 “현재 3나노 수율은 안정적이고 스마트폰과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사들이 3나노를 적극 수주하고 있다”면서 “3나노 사업 성장 속도가 5나노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가 5년 안에 TSMC를 추월한다는 계획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장 담당자는 “경쟁사를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도 “TSMC는 3나노에서 이미 세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고 2나노 양산을 시작하는 2025년에도 똑같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직접 5년 안에 TSMC를 앞설 수 있다고 밝힌 적 있다. 삼성전자의 현재 기술력은 TSMC보다 1~2년 뒤쳐져있지만 TSMC가 삼성전자와 같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채택하는 2나노를 양산하는 순간 삼성전자가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의 현재 기술력이나 실적을 보면 몇 년 안에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5.8%, TSMC 점유율은 58.5%로 두 기업은 약 4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GAA로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3나노에서는 TSMC가 기존 핀펫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생산하고 있다. TSMC는 2나노에서 한 발짝 늦게 GAA 기술을 도입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추격이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GAA는 핀펫보다 면적이 작고 소비전력도 낮은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어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핀펫보다 GAA가 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 반응도 좋다”며 “대형 글로벌 기업들과 같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TSMC는 HPC용 반도체라는 새로운 격전지에서도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loT) 등 첨단 사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HPC 산업의 반도체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TSMC는 올해 하반기 HPC용으로 개발한 3나노 2세대 공정(N3E)으로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더 고도화한 3세대 버전 공정(N3P)을, 2025년에는 N3P보다 속도 5% 더 향상된 N3X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세계 최초 3나노 기반 HPC 제품을 양산한 뒤 내년에 2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한다.
이날 장샤오창 TSMC 사업개발 담당자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3나노 반도체 수주를 늘리고 있어 전용 공정 N3AE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고객들이 시간을 약 2~3년 절약할 수 있는 공정”이라는 점도 밝혔다.
또한 “고객사 수주를 이미 받아 놓고 하반기 본격 양산 예정인 N3E는 5나노와 비교하면 속도는 18% 빠르고 전력은 32% 절감할 수 있으며 집적도는 1.8배 향상됐다”고 전했다. 5나노 수율은 7나노와 비슷하고 3나노 대량 양산도 이어지고 있어 곧 5나노 만큼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TSMC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연간 매출이 지난해대비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했지만 최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는 1~6%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13년 연속 이어간 성장세를 멈추게 되는 셈이다.
노이서 기자 yiiiseo@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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