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ARM 연내 상장 목표로 핵심투자자 유치 중
삼성전자와 TSMC 참여 가능성 강력
ARM 올해 글로벌 IPO 시장 최대어
영국 팹리스 업체 ARM 로고와 반도체 합성 이미지. /연합뉴스
영국 팹리스 업체 ARM 로고와 반도체 합성 이미지. /연합뉴스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글로벌 반도체 설계 전문 팹리스 업체 영국 ARM이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을 비롯한 여러 글로벌 대기업을 앵커투자자(핵심투자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ARM은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의 자금 조달을 위해 하반기로 예정된 상장에 성공해야만 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을 핵심투자자로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 기업가치를 유리하게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는 ARM에 핵심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반도체 수주 등 부분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핵심투자자로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ARM은 현재 삼성전자와 TSMC, 인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10개 기업과 IPO 참여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ARM은 올해 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이며 지난 4월 말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서류를 비공개 제출했다. IPO를 통해 최대 100억 달러(12조76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인 소프트뱅크는 ARM 상장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바클레이스 등 금융기관을 선정했으며, 잠재적 전략 투자자들과 본격적으로 핵심투자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ARM은 스마트폰의 핵심 시스템반도체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AP 설계도 중 90% 이상을 ARM이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외신에서는 인텔이 반도체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는데다 최근 ARM과 모바일용 시스템온칩(SoC)을 공동 개발하기로 손을 잡는 등 동맹 강화에 나서는 행보를 보여준 것을 기반으로 ARM IPO의 핵심 투자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2019년 7월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현 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2019년 7월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삼성전자 역시 핵심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RM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 모두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텔이 ARM과의 협력을 강화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도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텔이 ARM 상장에 핵심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을 삼성전자가 앉아서 지켜볼 수만 있는 입장이 아닌 셈이다.

ARM과 이미 탄탄한 협력 관계를 맺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 역시 핵심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ARM은 TSMC의 파운드리 연맹인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OIP) 파트너 중 한 곳이기도 하다. TSMC는 ARM 상장을 돕고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투자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매체 경제일보는 “TSMC가 ARM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게 될 경우 TSMC의 이후 수주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TSMC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은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과 TSMC 등 거론되고 있는 후보기업들 모두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응답하지 않은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도 ARM과 관련해 “확인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RM과 기업들은 아직 논의 초기 단계에 놓여 있으며 8월에서야 ARM 상장 관련 핵심투자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인수했지만 자금난을 해결하고자 2020년 엔비디아와 ARM 매각 계약을 맺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규제당국이 반독점을 우려해 승인을 하지 않으면서 작년 초 계약이 다시 불발됐고, 소프트뱅크는 결국 ARM 상장으로 자금조달 노선을 틀었다.

노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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