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디어텍과 손잡고 AI 기반 차량용 반도체 설계 예정
AI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와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수요 호조 전망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엔비디아가 AI 열풍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발표한데 이어 반도체 칩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클럽에 들어섰다. AI용 반도체 수요가 호조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반영되면서 삼성전자 주가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구나 엔비디아는 현재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인 ‘컴퓨텍스 2023’에서 대만 반도체 대기업 미디어텍과 AI 기반 고성능 반도체 칩 개발 협력을 공식 선언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데다 미디어텍과 함께 세계 최대 팹리스 기업으로 꼽힌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각 5월30일 엔비디아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장중 시가총액 1조 달러선을 돌파해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1조 달러를 달성, 반도체 기업 최초 1조 달러를 넘어선 기업이 됐다.
다만 현재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1조 달러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생성형 초거대 AI 챗GPT 등에 따른 AI 열풍 영향을 받아 이미 올 한해 누적 상승폭만 180%에 이른다는 점이 주목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생성형 AI에 사용되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90% 이상을 공급하며 독점하고 있다. 다른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 달리 실적도 호조다. 지난주에 1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 분기 매출액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기 위해 미디어텍과 손을 잡고 새로운 AI 기반 차량용 반도체 칩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5월29일 열린 컴퓨텍스 행사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AI와 초고속컴퓨팅은 자동차 산업 전반의 변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미디어텍의 선도적인 시스템온칩(SoC)과 엔비디아의 GPU 및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하면 새로운 커넥티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텍은 대만의 가장 큰 팹리스 반도체 설계 회사다.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이 함께 미래에 다가올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맞서기로 한 만큼 대만 TSMC 혼자서 파운드리 수요를 감당 못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이미 전 세계 GPU 수요는 급증하다 못해 공급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AI용 G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조차 “AI용 GPU를 마약보다도 구하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려면 최소 6개월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가는 삼성전자보다 TSMC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 이다. 다만 엔비디아가 AI용 GPU 등 고성능 반도체 칩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TSMC 외에도 삼성전자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확실하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는 몇 년 전부터 협력관계를 강화해 오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4나노 수율도 대폭 끌어올려 TSMC와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등 성과에 힘입어 파운드리 사업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4나노 수율은 75%로 큰 폭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3나노 2세대 GAA 공정 양산도 순조롭게 이뤄져 TSMC와의 기술격차가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도 AI용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그래픽 D램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존 최고 속도를 구현하는 그래픽 D램 ‘24Gbps GDDR6 D램’ 개발에도 성공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HBM3P을 출시하고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2.0 기반 128GB D램을 양산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반도체 메모리 선두 경쟁력으로 AI 열풍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가 HBM3을 양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올해 HBM 제품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보다 더 올라 53%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미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대부분을 국내에 두고 있어 미중갈등의 영향권에서도 자유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사양 그래픽 D램 수요는 2025년까지 시장 내 기여도가 20% 넘어서며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는 12단 HBM3 신제품 등으로 HBM 시장 성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이서 기자 yiiiseo@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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