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만 언론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 조짐 있지만 업황 회복은 아직”
5월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 소폭 진정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도 나와
1분기 D램 시장점유율, 삼성전자 하락하고 SK하이닉스 3위로 밀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옥. /연합뉴스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공급 가격 인상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불경기가 끝날 것이라는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는 연말에 나타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즈는 최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을 3~5% 인상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낸드플래시 가격이 폭락하면서 이들 기업에 큰 손실을 끼쳤기 때문에 빠르게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의 낸드플래시 업계 재고 상황이나 수요가 회복됐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의 현물시장 가격은 저점을 찍었지만, 낸드플래시 가격은 원가 밑으로 떨어진 제품도 있는 데다 일부 제품 가격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 등 낸드플래시 제품의 가격은 아직 오를 조짐이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2분기 전체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2분기 10%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2022년 6월부터 이어지던 내림세가 4개 분기 연속 이어지는 셈이다. 다만  전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폭은 1분기나 2분기 초반보다 좁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5월 한 달 낸드플래시 현물 가격은 4월과 비슷한 보합을 유지했다. D램 가격 하락폭도 줄었다. 반도체 업계에서 현물 가격은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어느 정도 고정가격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고정가격은 삼성전자 등 제조 업체들과 스마트폰 제조 업체 등 고객사의 거래 가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 DDR4 8Gb의 5월 평균 고정가격은 전월대비 3.45% 내렸다고 집계했다. 4월 하락폭이 19.89%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줄어든 모습이다. 삼성전자 감산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관망세에 거래가 줄어들면서 일부 4월 계약이 5월로 미뤄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미국 마이크론의 로고와 반도체 회로기판을 합성한 이미지. /연합뉴스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미국 마이크론의 로고와 반도체 회로기판을 합성한 이미지.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앞서 미래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고려해 DDR4 등을 위주로 감산한다고 결정했다. 1998년 금융위기 이후 25년 만의 감산 결정이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글로벌 업체들도 감산 규모를 확대했다.

디지타임즈는 소식통을 인용해 “글로벌 기업 감산 효과가 나타나려면 6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초 즈음에 전체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유의미한 반등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5월부터 가격 하락폭이 어느 정도 진정된 것을 놓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제품 중 3D 낸드 웨이퍼 가격이 올해 3분기에 0.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개 분기 만에 낸드 웨이퍼 가격이 회복하게 되는 셈이다. 3분기 상승에 이어 4분기에도 전 분기대비 8~13%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기관이나 업계 전망처럼 상반기에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하반기 수요는 유의미하게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하반기 재고 수준 감소폭은 상반기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불경기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생겼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중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43.2%로 1위 자리를 지켜냈지만 전 분기(45.1%)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 23.9%로 3위를 기록하면서 약 10년 만에 2위 자리를 내려놨다. 2위는 미국 마이크론(28.2%)이 차지했다.

1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은 전 분기대비 21.2% 줄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41억7천만 달러, 마이크론은 28억2900만 달러, SK하이닉스는 23억1200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노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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