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신부터 간병·당뇨·암 치료비까지 실질보장…맞춤형 특약 진화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가 고령화 심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잇따라 실질 보장을 강화한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일상 속 경증질환부터 고위험 임신·만성질환·고비용 치매 및 간병까지 생애주기 전반의 건강 리스크를 폭넓게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보험'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변화하는 의료 환경과 새로운 위험 요인에 맞춰 특약을 세분화하고 보장 구조를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고도화하고 있다. 의료비 부담은 낮추면서도 개인별 맞춤 보장을 강화해, 보다 촘촘한 보장 체계로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현대해상은 최근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의 ▲고위험 임산부 집중치료실 입원 치료 급여금 ▲척추 전방전위증 진단, '뉴하이카운전자상해보험'의 ▲관절경 검사 지원비 등 3종 담보에 대해 배타적사용권 3개월을 획득했다.
고위험 임산부 집중치료실 입원 치료 급여금은 조기 진통·산과적 출혈·38도 이상의 고열 등으로 고위험 임산부 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치료받으면 최대 30만원을 보장한다. '척추 전방전위증진단' 담보는 척추가 밀려 나온 정도를 평가하는 의학적 척도인 '마이어딩 분류'를 적용해 등급에 따라 3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각각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관절경 검사 시 최대 30만원을 보장하는 '관절 주요 치료비'도 탑재했다.
KB손해보험은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는 치매·간병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치매 진단부터 치료·돌봄 영역까지 보장을 강화한 신상품 KB 골든라이프케어 간병보험을 출시했다.
KB 골든라이프케어 간병보험은 장기요양 및 간병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보장 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 도입된 알츠하이머 표적치료제인 '레켐비(Leqembi)' 치료를 보장하는 '표적치매 약물치료비'와 간병인 지원일당 보장 확대를 통해 치료 단계부터 장기 돌봄 리스크까지 폭넓게 대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라이나생명은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종합건강보험 ‘(무)새로담는건강보험플러스’를 선보였다. BLUE는 15세부터 40세까지, GOLD는 41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BLUE의 경우 주요 특약에 대해 감액기간이 없으며 보장 한도와 납입면제 범위를 확대했다.
업계 최초로 암 치료를 목적으로 거주지가 아닌 지역에서 통원 치료를 받을 시 통원비를 지원해주는 특약과 종합병원 입원 시 일수에 따라 증액된 입원비를 보장해주는 체증형 특약을 추가할 수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합병증 치료까지 전 과정의 보장을 강화한 한화생명 H당뇨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경증 단계부터 치료 및 합병증까지 관리 가능한 당뇨병 전용 '토탈케어' 상품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GLP-1 처방 등 약물치료 보장을 강화하고 당뇨병과 연관이 깊은 비만·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보장특약도 함께 구성했다.
하나손해보험은 '무배당 하나더퍼스트 5.N.5(4165)'를 출시했다. 지난 10월 선보인 MZ세대 전용 상품 무배당 하나더퍼스트 5.N.5(1640)의 연령대를 확대한 버전으로, 기존 16세부터 40세까지 가입 가능했던 범위를 이번에 41세부터 65세까지로 넓혀 보다 폭넓은 연령층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고령층 인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증질환 관리와 장기 간병 수요가 확대되고 실손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간병·치매·예방 치료 등 생활밀착형 보장이 신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건강보험의 실질 보장 강화 흐름은 단순한 상품 경쟁을 넘어 고령화 가속화와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헬스케어 기술 고도화가 맞물린 구조적 변화의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건강데이터 분석, 웨어러블 기기, 마이데이터 활용 등이 결합되면서 보험과 헬스케어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보험은 단순히 질병 진단을 보장하는 단계를 넘어, 치료와 돌봄, 나아가 질병 예방까지 연속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고객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토탈 헬스케어 보험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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