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경쟁력 척도는 고객 신뢰...보험사, 약관 간소화·편의성·보안 강화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보험사들이 고객 중심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약관 간소화와 상품설명서 개선, 디지털 기반 편의성 강화 등 고객 접점 전반에 대한 서비스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판매·보상·민원 관리 전 과정에 대한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불완전 판매율과 민원 건수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민원 자동 분류·사고 과실 산정·서류 인식(OCR)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비대면 채널 확산에 대응하고 이상 거래 탐지(FDS)와 본인확인 절차를 고도화해 신속하고 투명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신한라이프는 소비자 보호를 핵심 경영 과제로 두고 사전에 리스크를 관리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상품 판매부터 유지 단계까지 불완전판매와 민원 건수 등 소비자보호지수를 상시 모니터링해, 고객의 소리(VOC)를 통해 접수된 의견 중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관련 부서와 협업해 즉시 반영하고 있다.
내부통제 부문에서는 상품 개발·판매·사후 관리 전 과정에 사전 협의 및 점검 절차를 의무화하고 완전판매 문화 정착을 위해 소비자보호 평가가 미흡한 지점에 대해 집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평가 결과를 조직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해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금융 확산에 따른 비대면 금융사고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이상 거래 탐지(FDS)와 본인확인 절차를 고도화하는 등 전자 시스템 인프라를 강화했다.
특히 신한라이프는 대형 법인 대리점의 현장 점검과 내부통제 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비자보호지수라 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율은 지난해 0.07%로 2023년(0.15%) 대비 0.08%포인트(p)개선했다. 불완전판매율은 전체 보험신계약 중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해지·무효 등이 된 계약의 비율을 의미한다.
또한 고객 민원은 VOC 시스템을 활용한 유형별 민원 대응 체계를 구축해, 2024년 민원처리율 100% 달성과 지속적인 민원 감소를 실현하고 있다. 더불어 고객의 민원이 실제 업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문 조직을 신설·운영해 2024년 240건의 제도 개선 사례를 발굴했다.
신한라이프는 고객 컨설턴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컨설턴트 제도는 고객이 직접 서비스를 경험하고 금융소비자의 관점에서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제도다. 이외에도 지난해 11월 신속한 사고보험금 지급을 위해 고객이 제출한 보험금 청구 서류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처리하는 인공지능 광학문자인식(AI OCR)’ 솔루션을 도입했다.
KDB생명은 금융위원회가 주관하고 보험개발원이 대행한 '제30차 보험약관 등 이해도 평가'에서 79.8점을 기록하며 19개 생명보험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약관의 가독성과 고객 접근성 강화를 위해 전문용어를 쉽게 풀고 시각자료를 확대하는 등 실질적 개선 노력을 이어온 결과다. 특히 평가 대상이었던 '(무)KDB연금보험' 약관, 상품설명서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DB손해보험은 제49회 국가생산성대상에서 서비스업 부문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며 소비자 중심 경영 성과를 공식 인정받았다. 상품 개발부터 보상까지 전 단계에서 소비자 관점을 우선 적용하는 체계를 갖췄다. 데이터 기반 리스크 모니터링으로 불완전판매나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특히 전사 핵심성과지표(KPI)에 소비자 만족도를 반영해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소비자 중심 가치를 내재화한 점이 주목받았다.
NH농협손해보험의 경우 비대면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해 금융사고 예방에 나섰다.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대출·환급금 지급 과정에서 거래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즉시 거래를 차단한다. 고령층 비중이 높은 고객 특성을 고려해 고액 대출, 해외 송금, 악성코드 감염 등 주요 위험 요인을 중점 모니터링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KB손해보험은 고객중심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고객중심 CS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교육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원·대전·광주·부산 등의 지역에서 전체 임직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향후 자회사·협력사까지 대상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각 채널별 임원 및 부서장을 대상으로 고객경험 훼손 사례를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는 '고객중심 실천 간담회'를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 순추천고객지수(NPS·Net Promoter Score) 시스템을 개발했다.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보험 용어를 쉽게 풀어낸 ‘KB손해보험 고객언어가이드’를 선보였다. 약관과 상품 안내문, 앱 화면 등 모든 고객 접점에서 통일된 용어와 친근한 문체를 적용해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KB손해보험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전사 업무에 접목하며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AI데이터분석파트’를 중심으로 AI 기반 서비스 고도화와 업무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반복적인 검색 업무를 줄이고 사고 처리 속도를 높이는 한편 과실 판정의 객관성을 강화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보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KB손해보험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AI 민원 해결 도우미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의 녹취 데이터를 분석해 민원 유형을 자동 분류하고, 유형별 처리 가이드를 제시하는 AI 기반 민원 응대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AI가 접수된 사고 내용을 분석해 적용 가능한 과실비율을 자동 산정·안내함으로써, 사고 처리 과정의 효율성과 객관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서비스 개선을 넘어, 신뢰 기반의 디지털 소비자 보호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가 이처럼 고객 중심 경영(Centric Management)을 강화하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단순한 상품 경쟁을 넘어 신뢰 기반의 고객 경험’이 기업 가치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명확해지면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투명한 정보 제공이 곧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보험사의 경쟁력은 단순히 상품 개발 능력보다 고객 신뢰 확보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객 접점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디지털 신뢰성 검증 체계 구축·서비스 언어의 이해도와 접근성 개선 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경영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 중심 경영은 단기적 이미지 제고를 넘어 기업 평판, 수익성과 지속가능 경영을 연결하는 핵심 축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
때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신뢰 기반의 소비자 보호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고객 피드백을 경영지표에 반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AI와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보험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소비자 권익 보호 체계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관련기사
- 보험업계, 치매·간병부터 경증질환까지…생애주기 맞춤 '생활밀착형 보험' 경쟁 치열
- [보험사 디지털 전환] ② 삼성화재, AI 기반 인슈어테크 고도화로 디지털 전환 선도
- 보험사 순익, 보장성 상품·자산운용이 성패 갈라… 손해율 상승은 고민
-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 시행…GA 영업 모델 전반적인 체질 변화 예고
- 금융지주 보험사 CEO 임기 종료…연임 가능성 여부 중요 포인트 부상
- 신한라이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수상
- 생보협회,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 시행 8일 만에 605건 접수
-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 확대와 보장 경쟁 과열'…손보사 수익성 악화
- 보험사 3분기 누적 순이익 11조2911억원…전년比 15.2%↓
- 9월 말 보험사 연체율 소폭 개선...대출채권 잔액 4조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