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보험사 3분기 순익 1조6751억원…전년比 4.9%↓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의 3분기 성적표가 '보장성 상품 전략'과 '자산운용 역량'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업계는 4분기에 투자손익 여부에 따라 순익이 갈라질 것으로 보고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 계열 보험사 8곳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조67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가 감소했다.
우선 신한라이프·KB손해보험은 보험손익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손익 회복 효과로 순이익을 방어했다. 반면 동양생명·NH농협생명 등은 손해율 상승과 보험손익, 자산운용 수익이 둔화되며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신한라이프·KB손보 투자손익 선전...'우리금융 편입' 동양·ABL생명, 희비 엇갈려
신한라이프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1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대비 10.1%가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57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4%가 감소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투자손익이 49.6%나 증가한 17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변액·유가증권 관련 금융손익 증가가 당기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6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 늘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은 65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9%가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은 39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3.4%나 증가했다. 자동차보험이 지난해 대비 4.1%포인트(p)가 오른 85.4%의 손해율 기록했지만 국채 매입과 선도거래를 통한 자본건전성 관리, 대체투자 확대로 실적을 방어했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그룹 편입 후, 첫 분기 실적을 통해 그룹의 외형 성장에는는 도움을 주었지만 보험·투자 성적표는 부진했다. 동양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9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1%나 급감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950억원과 5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2.9%와 52.3% 줄었다. 동양생명 측은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채권 중심의 보수적 투자 전략에 따라 누적 투자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과 함께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ABL생명은 3분기 순이익이 709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4.7% 증가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 iM·하나·농협금융 계열, 손해율 '직격탄'...비(非)지주계, 롯데손보 '순항'
iM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iM라이프생명도 3분기 누적 보험이익은 351억원으로 전년 동기(480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기간 투자손익은 지난해 동기(192억원) 대비 적자(-96억원)로 돌아섰다.
하나금융그룹 계열 하나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41억원) 대비 64억원이 줄었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3분기 순이익이 35억원으로 전 분기(21억 원) 대비 64.0%가 증가했다.
하나생명은 "전진법을 반영한 지주 공시와 달리, 소급법을 적용한 자체 기준에서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3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1억원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기간 보험 부문 손익(세전)은 2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억원이 늘었으며 투자 부문 손익은 1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8억원이 늘었다.
하나생명은 수익성 높은 보장성 상품 판매 호조와 포트폴리오 강화로 안정적인 손익 개선과 영업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분기에도 양질의 보장성 상품 확대와 위험자산 관리 강화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지주 보험 계열사들도 산불·집중호우 등로 영향으로 실적 둔화를 피하지 못했다.
NH농협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1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5%가 감소했다. 이는 시장 변화에 맞춘 투자 대응으로 운용수익은 증가했으나 지급보험금, 보험사고부채(IBNR) 증가 등으로 보험손익이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
NH농협손해보험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21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1%가 줄었다. 이는 상반기 산불 피해 등으로 보험금 예실차가 악화된 것이 주효했다. 보험 영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원수보험료는 3조 82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조 4655억원) 보다 3573억원이 증가했다.
지주계 보험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은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였다. 롯데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9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가 증가했다.
같은기간 누적 보험영업이익은 369억원으로 장기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1분기 ‘도달 연령별 손해율 가정’ 등 제도변화의 일시적·일회성 영향으로 112억원의 보험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분기와 3분기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한 셈이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투자영업이익은 9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9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 같은 투자영업이익 안정화는 지속적인 체질개선 성과 효과를 보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019년 10월 대주주 변경 이후, 수익증권 선제적 매각, 채권 등 안전자산 확보, 요구자본 감소 등 투자 자산 리밸런싱을 시행해왔다.
◆ 보험업계, 실적 방어 ‘투자손익’ 달려…손해율 상승에 4분기 전망 '먹구름'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에는 전반적으로 손해율 상승과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 확대 등의 영향으로 보험손익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보험산업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영업 환경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겹친 데다, 신 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으로 자본 부담이 확대되며 업황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업계는 4분기에도 손해율 상승세와 사업비 부담이 지속되며 투자손익 의존형 실적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 안팎으로 치솟은 가운데, 정비·병원비 인상과 사업비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생명보험사 역시 고금리로 인한 보증준비금 부담이 커지며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의료비 정상화와 진료수가 인상, 보험사 간의 판매 경쟁 격화로 사업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예실차(예상손익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실적 방어의 관건이 결국 투자손익 회복에 달려 있다고 본다. 금리 하락세 전환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채권 운용 수익이 둔화되면서, 주식·대체투자 등 위험자산 수익률 개선 여부가 연말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보험사들은 IFRS17 시행으로 보험 부채 평가 기준이 시가로 전환되자, 자본 확충과 리스크 관리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투자이익이 실적 방어에 기여하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오히려 투자손익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본업 중심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게 되며 자산운용 다변화와 비용 효율화 전략이 올해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면 투자손익의 변동폭이 커질 수 있어, 자산운용 역량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단기적인 투자수익 회복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헬스케어, 연금, 인슈어테크 등 신사업을 통해 비이자 수익 기반을 확충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고 부연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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