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구축·헬스케어 플랫폼 고도화에 박차
국내 보험업계가 성장 정체와 시장 포화, 자본 규제 강화와 같은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로 인해 신계약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같은 자본 규제가 본격 적용되면서 수익성 관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업계 전반의 핵심 과제로 부상고객 중심 경영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각 보험사의 영업 채널· 상품 구조 다변화·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를 짚어보았다. <편집자 주>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KB손해보험(KB손보)은 최근 디지털 중심 경영을 본격 가동하며 보험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업무 혁신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을 위해 전사 디지털 전환(DT)을 가속화하고, 헬스케어 자회사인 KB헬스케어를 축으로 B2B·B2C 양방향 건강관리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이 40조7000억원, 총 매출액이 13조5000억원으로 초우량 손해보험사로 자리매김했다.
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6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402억원) 대비 3.6%가 증가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은 65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9%가 감소한 반면 투자손익은 3942원으로 지난해 대비 173.4% 급증했다.
초장기 국채 매입과 선도 거래를 통한 자본건전성 관리, 수익성 높은 대체자산 투자 확대가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같은기간 보험계약마진(CSM)은 9조3939억원으로 이전 분기 대비 1.9%가 증가했다.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191.8%를 기록해 안정적인 자본 여력을 유지했다.
KB손보는 실적 성장에 머물지 않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전환(DT)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디지털사업부문을 신설해 비대면 채널 중심의 미래 전략을 강화했으며 이에 맞춰 전사 차원의 조직 재편도 단행했다.
CEO 직속 조직으로 'DT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전사 디지털 전략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위상을 강화했다. DT추진본부 산하에 AI데이터분석파트와 헬스케어지원 Unit를 두어 디지털·데이터 기반 신사업 추진 역량을 끌어 올렸다.
◆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혁신 박차…"AI 업무혁신 가속"
KB손보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AI 데이터분석 파트'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공동으로 구축한 KB GenAI 포털을 기반으로 임직원의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해왔다. 이외에도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모델을 활용해 고객이탈 위험·계약갱신 가능성·우량 및 불량 고객 분류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KB손보는 AI 기술이 보험 업무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AI Agent 도입으로 반복적인 검색 업무가 줄어들어 사고 처리 과정이 빨라지고 과실 판정이 명확해져, 신속하고 객관적인 보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KB손보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AI 민원 해결 도우미 서비스를 도입했다. AI 민원 해결 도우미는 고객의 녹취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분석해 민원 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유형별 처리 가이드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AI Agent 서비스다.
향후 'AI 민원 해결 도우미’를 민원 유형별 처리 방안과 관련 법규·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원 스톱(One-Stop) 민원 처리 서비스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민원 처리 시 필요한 각종 서식 자동 제공 및 현장 양식 관리 시스템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KB손보는 지난 9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업무에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접수된 사고 내용을 AI가 스스로 분석해 해당 사고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과실비율을 자동으로 산정,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또한 AI 화법 코칭 솔루션인 크디랩의 쏘카인드(Sokind)를 영업 교육 현장에 도입했다. AI 화법 코칭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설계사의 언어·음성·표정·시선·습관어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요소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KB손보는 스타트업과 협업해 보험 업무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AI 영상합성 전문 스타트업인 딥브레인AI와 협업해 AI 휴먼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손해사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에임스와 보험 청구 서류의 위조 및 변조를 탐지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헬스케어 플랫폼 '오케어·올라케어' 투트랙…B2B·B2C 동시 공략
KB손보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디지털 전환(DT) 추진본부 산하에 헬스케어지원 유닛(Unit)을 신설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헬스케어지원 유닛은 디지털·데이터·IT 역량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지원체계를 고도화하고 서비스 기획부터 상품 출시·사후관리까지 하나의 밸류체인(Value Chain)으로 통합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표 상품인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에는 업계 최초로 임상 치매 등급(CDR) 검사를 보장하는 특약이 추가됐다. CDR 검사는 치매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조기 발견과 치료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는 검사로 연 1회 제공된다.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장기보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KB손보 헬스케어 전략의 핵심은 기업간거래(B2B) 모델 오케어(O’CARE)다. 자회사 KB헬스케어를 통해 운영 중인 디지털 플랫폼 오케어(O’CARE)는 건강검진·유전자 검사 등 개인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KB금융그룹 계열사 임직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외부 기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KB헬스케어는 지난해 10월, 그룹 내 2만여 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기업 건강 리포트를 발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KB헬스케어는 지난해 7월 블루앤트로부터 올라케어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비대면 진료 시장에 진출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공략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가 맡았다.
이후 KB손보는 자회사인 KB헬스케어와 협력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KB손해보험 애플리케이션(앱)에 추가했다. 또한 제휴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고 근처 약국에서 처방된 약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KB손해보험은 "AI 기술이 보험 업무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업무 효율성 제고는 물론 고객경험까지 혁신하는 KB손해보험만의 디지털 전환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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