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라이팅·펫테크 고도화로 고객 경험 혁신...패러다임 전환 나서
국내 보험업계가 성장 정체와 시장 포화, 자본 규제 강화와 같은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로 인해 신계약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같은 자본 규제가 본격 적용되면서 수익성 관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업계 전반의 핵심 과제로 부상고객 중심 경영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각 보험사의 영업 채널· 상품 구조 다변화·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를 짚어보았다. <편집자 註>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삼성화재가 인공지능(AI) 기반 인슈어테크 고도화를 통해 보험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는 머신러닝·딥러닝·생성형 AI를 결합한 디지털 심사와 맞춤형 서비스 혁신을 통해 운영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삼성화재는 AI의 개발부터 활용과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 대한 관리 기준을 마련해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나섰다. 이는 2026년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삼성화재는 지난해부터 내부 AI 거버넌스와 가이드라인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운영 매뉴얼을 강화하고 개정안을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보험업 특성에 최적화된 AI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모델 품질 검증·학습데이터의 적정성·응답 관리 등 전반적인 운영 체계를 고도화했다.
또한 AI 위험 관리 기준을 마련해 기획·설계, 평가·검증, 운영 등 각 단계별로 체계적인 위험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위험 수준에 따라 고위험은 AI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고, 일반위험은 기존 IT 관리체계를 준용한 맞춤형 AI 생애주기로 관리한다. 이와 함께 AI 추진팀 산하에 AI 전략·개발 파트를 두고 인슈어테크 기술 개발과 보험 심사 프로세스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언더라이팅 넘어 '업라이팅'으로…삼성화재, 인슈어테크 혁신 가속
삼성화재는 데이터 분석·머신 러닝(Machine Learning)·딥 러닝(Deep Learning)·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보험 심사·청약·보상 전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의 사후 심사 중심 언더라이팅(Underwriting)을 넘어 AI 기반 사전 분석과 최적 상품 설계를 결합한 업라이팅(Upwriting) 모델을 구축하며 보험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상병심사 시스템인 '장기U'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피보험자의 질병을 고려해 보험사가 인수할 수 있는 최적의 담보를 빠른 시간 내에 찾아준다. 고객이 고지한 내용과 보험금 청구 이력을 살펴 AI가 스스로 심사하고 승인여부를 알려주는 것이다.
건강보험에 가입할 때는 고객이 고지한 내용 외에 누락된 보험금 청구 이력을 다시 확인해야 해, 청구 이력이 많은 경우 심사에 수일이 소요되곤 했다. 최근 인슈어테크의 발전으로 자동심사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지만, 대부분 청구 이력이 없는 고객에 한정돼 운영되는 수준이다.
삼성화재의 장기U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보험금 청구 이력이 있는 고객도 AI를 통해 자동 심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고객은 청구 이력과 관계없이 신속하고 간편하게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은 2021년 11월부터 다이렉트 채널에도 적용돼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장기U는 2021년 일부 상품에 처음 적용된 이후 지속적인 학습을 거치며 현재 전 상품으로 확대됐다. 이에 학습 데이터가 초기 30만건에서 1000만건으로 늘었다. 이를 기반으로 2021년 71%인 심사 승인율은 2024년 90% 수준에 달한다. 또한 심사처리 일 평균 처리 건은 20만건 , 처리 속도는 0.03초를 기록했다. 해당 시스템은 지난해 3월 특허를 획득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삼성화재는 암 진단 및 수술급여 심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의료심사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서·검사결과지·수술기록지 등의 의료 문서를 자동 분석해 심사자의 검토 부담을 줄여준다. 이를 통해 심사 인력의 검토 비중을 약 55% 절감하며, 업무 효율성과 사업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 삼성화재는 해당 시스템에 대해 지난 8월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또한 AI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진단서·영수증·자동차 계기판·출입국사실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자동 인식·분류함으로써 문서 처리 속도를 개선했다. 암 진단 보험금 지급 시 요구되는 병리학적·임상학적 자료 판독 과정에서도 AI 기술을 접목해 심사 정확도를 높였다.예측 모델링을 통해 장기보험 영수증 심사와 자동차 보험 부품 가격 변동 탐지 업무에도 AI를 적용, 언더라이팅의 정확성을 강화했다.
◆ AI로 펫케어부터 보험사기 방지까지…"디지털 혁신 전방위 확산"
삼성화재는 고객 중심의 디지털 펫테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착!한 펫'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반려동물 질병 관리 전용 펫 헬스케어 앱의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을 새롭게 개선했다. 메인 화면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한 날짜·생일·반려동물의 날 등 맞춤형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는 '나의 관심 병원'을 등록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 맞춤형 펫보험의 보험료 계산·가입·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배너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건강 문진·AI 건강 체크·동물병원 비교로 이어지는 원스톱 건강관리 기능을 통해 체계적인 반려동물 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특히 13개 문항의 건강 문진 결과를 기반으로 종합 건강 점수·부위별 상태·생활습관 가이드가 제공된다. 사진 등록 시 AI 이미지 분석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자동으로 진단한다. 또한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주변 동물병원을 탐색하고 진료 항목별 가격 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이외에도 인슈어테크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건강 데이터 관리 편의성을 강화한 디지털 암보험 상품 착! Easy 암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 가입 시 병원 진료기록·투약 정보 등 고객의 건강 데이터를 자동으로 반영해 건강 상태별 최적 보험료를 제시한다. 별도 서류 제출이나 대기시간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삼성화재는 지능화되는 보험사기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기방지시스템(IFDS, 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을 고도화했다. 2021년 1단계(사후 탐지 중심) 구축을 기반으로 2023년 5월에는 2단계(사전 탐지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개편을 완료했다.
삼성화재 측은 "머신 러닝·딥 러닝·생성형 AI 등 혁신 기술 활용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향상해 고객 경험을 최적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