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가짜뉴스 퇴치 TF 다각도로 대응책 검토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국내 양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실시간 트렌드를 파악하는 성격의 ‘키워드 추천’ 서비스에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키워드 추천 서비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과거 ‘실시간 검색(이하 실검)’ 서비스가 특정 세력에 의해 여론조작과 가짜뉴스 유포의 도구로 활용돼왔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10일부터 포털 다음에 평소 대비 검색 수가 많은 키워드 5개를 보여주는 ‘투데이 버블’을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첫 화면에 비슷한 성격의 ‘트렌드 토픽’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이 단기간에 블로그, 뉴스 등에 자주 언급된 단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이에 2~3년 전 각종 논란으로 폐지된 실검 서비스가 이름만 바꿔 재출시된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실검은 도대체 왜 폐지됐을까
실검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건 2005년 5월이다. 실검은 약 15초를 기준으로 검색량이 통계적으로 평균치보다 급증한 검색어를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원리다.
실검의 장점은 대중이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이슈가 무엇인지를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한 눈에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이용자들이 특정 검색어를 단시간 안에 많이 검색하면 순위 차트에 올릴 수 있다는 특성 탓에 여론 조작에 대한 논란 끊이지 않았다.
2018년 3월 발생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포털의 여론조작 이슈를 본격화 한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 프로그램와 이를 구현하는 서버로 알려진 킹크랩을 이용해 아이디 2만여개로 댓글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아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을 말한다.
여론조작 의혹이 절정에 이른 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과 거취를 둘러싸고 여야의 갈등이 커진 2019년 8월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자 한쪽에서는 '조국 힘내세요', 반대쪽에선 '조국 사퇴하세요'로 실검 전쟁을 벌였다.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하겠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특정한 세력에 의해 여론이 왜곡되는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2020년, 2021년 실검 서비스를 폐지했다.
◆ 정부, '실검 시즌2' 주장에 "다각적인 대책 마련 추진하겠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키워드 추천 서비스 도입에 나선 것에 대해 "고마워요 문재인, 힘내세요 조국 시즌2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며 "네이버와 다음에 고마워요 이재명, 힘내세요 김남국을 봐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3년 전 실검을 폐지할 때 했던 말들을 잊었나. 실검은 인격적 침해, 가짜뉴스 유포, 기사 어뷰징 등 정치적·상업적으로 악용되면서 숱한 폐단을 낳았다"면서 "정치·경제 등 시사 뉴스와 관련된 키워드는 제외시킨다고 하지만, 언제 슬그머니 끼워 넣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라고 밝혔다.
다음 측은 내·외부 웹페이지를 통해 관심량이 늘어난 트렌드 키워드를 추출한 뒤 검색 결과에서 무작위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실검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거대 뉴스포털을 둘러싼 편파성·불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 대해 "영향력과 파급력의 엄청난 덩치에 비해 저널리즘적 책임감은 부족하다는 여론의 부정적 시선과 국민적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 채널을 정교하게 강화하고 국회, 전문가 등과 협의해 뉴스포털의 공정한 유통 환경조성을 위한 다양한 법적, 정책적 대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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