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 보험·투자 ‘투톱’ 호조…iM라이프, 투자 손실에 순이익도 반토막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투자손익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렸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보험 수요 위축으로 본업인 보험의 이익이 줄어들었지만 자산운용 성과에 따라 실적의 향방을 갈랐다. 특히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의 보험사들은 전략적 자산운용을 통해 보험업 부진을 만회하며 지주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으로 각각 3443억원과 189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각각 10%와 2.3% 이익이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는 보험이익이 36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1%가 줄었지만 금융손익이 1281억원으로 70.5%가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에 지급여력비율(K-ICS)은 금리 하락과 같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196.7%(잠정)를 유지했다.
KB라이프는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를 제외한 별도 기준 2분기 순이익이 1021억원으로 17.3%가 증가했다. 보험영업손익은 74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8%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668억원으로 55.3%가 증가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또한 양사는 수조 원대의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상반기 기준 신한라이프는 7조2646억원, KB라이프는 3조882억원의 CSM을 기록했다.
이에 신한라이프는 상반기 순이익(3443억)이 신한카드(2466억원)를 추월하며 지주 내 보험사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KB라이프 역시 순이익 1891억원을 기록해 KB국민카드(1813억원)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며 보험 계열사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KB라이프가 실적 방어에 성공한 반면 KB손해보험(KB손보)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558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3%가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로 펀드 배당 및 평가 손익이 줄은 데다 미국 금리 하락 폭의 축소로 주식·금리·통화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가격변동과 연계한 채권인 구조화채권 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KB손보는 수익성이 좋은 장기인보험 매출 확대와 금리 하락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이익 증가에도 불구 지난해 1분기 아직 회사에 청구되지 않은 사고에 대해 향후 지급될 보험금 추정액인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책임준비금 환입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보험영업 손익이 감소했다.
핵심 손익 구조를 살펴보면 KB손보는 손해율 악화 등 보험 업황의 부진으로 상반기 보험이익이 501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8%가 급감했으나 투자이익은 2624억원으로 163.5%가 급증했다. 같은기간 운용자산 규모는 39조78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5%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KB손해보험을 KB금융의 대표 캐시카우로 평가하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이 5000억원대를 넘긴 비은행 계열사는 KB손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KB손보는 새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올해 상반기 9조217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누적 신계약 CSM은 4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 건전성을 보여주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도 187.0%(잠정치)로, 자본 건전성도 견고하다.
게다가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51%를 기록해 신한라이프(10.64%)를 앞섰다. 이는 손해보험 업권 특유의 빠른 자본 회전력과 운용손익 변동성이 ROE에 민감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하나손보)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하나생명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1%로 늘었다. 이는 대손충당금이 지난해 119억원에서 올해는 40억원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6.8%가 증가했다.
하나생명은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14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8억원) 대비 140억원이 증가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개선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보험과 투자 부문 모두 호조를 보여 2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1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8억원 대비 18배나 뛰었다.
보험이익도 27.8%가 증가한 147억원(세전 기준)을 기록했으며 투자 부문에서는 40억원(세전 기준)을 기록해 지난해(-75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험손익은 보장성 보험 판매의 지속으로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확대됐으며 지난해 6월 제3보험 시장 진입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투자손익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같은 고위험 자산에 대한 관리 강화와 리스크 축소 노력이 효과를 거두며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반면 하나손보는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1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175억 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일반 영업손실이 8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다만 순이자수익은 4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수수료 수익은 21억원으로 1.5배 이상 증가하는 등 일부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다.
하나손보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일반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3억원 가량 손실이 확대됐다. 순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42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고 수수료 수익도 21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5배를 넘겼다. 본업 위주의 영업손실은 20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7억원정도 적자가 확대됐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손실 확대는 지난해 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며, “2분기 기준으로는 실적이 지난해 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iM금융그룹 계열 생명보험사인 iM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84억원) 대비 51.4%가 줄었다. 투자손실이 8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탓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81억원에 보험손익은 26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지난해 평가손익 등 일회성 기저효과의 영향이다.
다만 iM라이프는 상반기 보험계약마진(CSM)이 7270억원으로 연초 대비 209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CSM은 8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1억원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 보험사의 수익과 재무 건전성을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은 운용손익의 흐름에 따라 희비가 갈렸지만 금융지주 보험 계열사들의 보험계약마진(CSM)이 증가하며 중장기 수익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본질적인 수익력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금리와 주가 변동, 손해율 추이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금리와 주가는 자산운용 수익률과 직결되는 만큼, 유동성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 자산과 부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ALM 전략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시장 변동성이 클수록 금리 연동형이나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효과적일 수 있다"며, "헬스케어 연계 보험이나 연금·퇴직연금과 같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상품 강화가 중요하며 실손보험 손해율 관리와 변액보험 운용 전략의 정교화도 수익성 방어의 핵심이될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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