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장성보험 확대 불구 저축성 보험 축소...신계약 규모 위축
농업인 대상 정책보험 운영...전국 유통망 기반 보장성보험 강화 지속
NH농협생명 본사. 사진/NH농협생명
NH농협생명 본사. 사진/NH농협생명

국내 생명보험산업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강화를 위한 보험사 간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보험부채의 시가평가 및 자본 건전성 기준이 재정립되면서, 보험업계는 상품 개발 전략뿐 아니라 수익성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둘러싼 경쟁 구도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한스경제>는 주요 생보사의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主>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올해 1분기 NH농협생명은 실적 부진에 이어 보험계약마진(CSM) 잔액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성보험 판매 실적은 늘었지만 CSM 감소를 막지 못하면서 향후 수익성 회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6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9%가 줄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14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7.5%가 감소했다.

주목할 부분은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줄어든 것이다. CSM은 보험사가 장래에 보험계약을 통해 실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하며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라 할 수 있다. 

NH농협생명의 1분기 CSM 잔액은 4조69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9089억원) 대비 4.3%가 감소했다. CSM은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기초 CSM과 추정치 변동 및 신계약에 따른 미래서비스 CSM으로 구성된다.

이 같은 보험계약마진 하락은 올해 1분기 신계약 CSM이  23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605억원) 대비  49.6%가 급감한 데 따른 영향이다. 기초 CSM이 4조4774억원에서 4조5915억원으로 2.5% 늘었지만 추정치 변동도 줄어들며 전반적인 미래서비스 CSM이 줄었다.

 NH농협생명의  2024년 3월 말과 ,2025년 3월 말의  신계약 현황 (단위: 백만원) 표=이지영 기자
 NH농협생명의  2024년 3월 말과 ,2025년 3월 말의  신계약 현황 (단위: 백만원) 표=이지영 기자

업계에서는 NH농협생명의 보험료 수입 감소로 영업수익이 줄어든 것이란 평가다.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수입보험료는 1조50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3613억원) 대비 36.1%가 줄었다. 같은기간 초회보험료는 40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 3157억원) 대비 69.3%가 줄었다. 초회보험료는 계약 이후 고객이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신계약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초회보험료와 수입보험료 감소는 NH농협생명이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저축성 보험 실적이 급감하며 전체 신계약 규모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저축성 보험의 초회보험료는 27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6.8%가 급감했다. 반면 보장성 보험의 초회보험료는 12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5%가 늘었다.

특히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보장성 보험 신계약 누적 건수는 66만6170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3%가 증가했다. 같은기간 보장성보험 누적 판매 금액은 약 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5억원) 대비 6.58%가 증가했다. 다만 NH농협생명의 보장성 보험 확대는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라 할 수 있다.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K-ICS) 비율은 경과조치 후 431.0%로, 지난해 동기(384.0%) 대비 47%p가 상승했다. 금리 인하 및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으로 K-ICS비율 하방압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이다.

◆신계약 위축 속 보장성 중심 체질 개선 가속...계리적 가정 리스크 대응 관건

업계에서는 NH농협생명의 보험계약마진(CSM) 감소와 보장성 보험 확대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는 IFRS17 도입 이후 보험부채 평가 방식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면서 저축성 보험 비중은 줄고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사의 수익성 핵심 지표다. 저축성 보험은 만기 시 보험료와 이자를 확정적으로 돌려줘야 하는 반면, 보장성보험은 사고 발생 시에만 보험금을 지급해 수익성에 유리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NH농협생명이 계리적 가정 리스크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한다. 할인율 등 계리 가정 변화가 미래 현금 흐름과 지급여력비율(RBC)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로 중장기적으로 CSM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월납 보험료 기반의 보장성보험은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보험금 지급이 제한적이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전국 유통망·채널 전략·디지털 혁신 삼박자…지속성장 기반 다진다

NH농협생명은 생보사 중 유일하게 농업인을 위한 정책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99만 2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NH농협생명은 전국 4800여 개 농·축협 판매망을 기반으로 보장성 보험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보장성 및 보증비용 부과형 상품 확대에 집중하며 중장기 기업가치 향상을 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의료기술의 발달, 소비자 보호 강화와 같은 변화에 대응해 신유형 상품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방카슈랑스 채널에 비해 전속설계사(FC)·다이렉트마케팅(DM)·독립법인대리점(GA) 등 타 채널 비중이 낮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방카슈랑스 채널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전 채널의 영업 체계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 채널별 전용 상품 공급·시스템 정비·인력 교육 등을 통해 채널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농축협·GA·플랫폼 중심의 유통채널 다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NH 헬스케어 플랫폼 활성화 등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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