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구제·패치형 앞세운 비만치료제…‘포스트 위고비’ 경쟁 가열
투약 편의성 시장 지배력 좌우…국내 기업들도 개발 박차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제약사들은 기존 주사제 위주에서 벗어나 간편하게 입으로 먹거나 파스처럼 붙이는 등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형 개발에 한창이다. /픽사베이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제약사들은 기존 주사제 위주에서 벗어나 간편하게 입으로 먹거나 파스처럼 붙이는 등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형 개발에 한창이다. /픽사베이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제약사들은 기존 주사제 위주에서 벗어나 간편하게 입으로 먹거나 파스처럼 붙이는 등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형 개발에 한창이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190억 3700만 달러(약 27조 6379억원)에서 연평균 14.1% 성장해 오는 2028년 373억 6710만 달러(약 54조  24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등으로 대표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이 주력 품목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는 그동안 주사제로 투여됐던 비만치료제의 제형 변경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SC(피하주사) 제형인 위고비, 마운자로 등은 IV(정맥주사)에 비해 투약 편의성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사용자가 직접 주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형태는 입으로 직접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알약) 제형이다. 이미 노보 노디스크가 경구용 GLP-1 계열 당뇨치료제 ‘리벨서스’를 내놓았고 일라이 릴리도 경구제 ‘오르포글리프론’을 개발 중으로 연내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빅파마 중 하나인 화이자가 경구용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프론’ 임상시험 도중 부작용이 우려돼 개발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에 일순 긴장감이 돌았지만 ‘먹는 비만약’에 대한 기업들의 개발 열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운자로, 위고비. /한국릴리, 연합뉴스
마운자로, 위고비. /한국릴리, 연합뉴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경구용 형태에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을 겨냥한 GLP-1 계열 후보물질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다. 

디앤디파마텍도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파트너사와 함께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DD02S(MET-002)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프로젠은 나스닥 상장사 라니테라퓨틱스 ‘RPG-102(RT-114)’를 공동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기술을 이용해 파스처럼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비만 치료제 개발 움직임도 활발하다.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 1에 불과한 미세 바늘을 이용해 피부의 장벽인 각질층을 뚫고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대원제약은 이 분야에서 최근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전문 기업 라파스와 손잡고 대원제약이 개발·생산한 GLP-1 성분 원료의약품(API)에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적용한 ‘DW1022’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최근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후속 임상을 검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와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의 패치형 마이크로니들 제형 ‘DWRX5003’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동아에스티 역시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개발 스타트업 주빅과 패치형 비만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H.O.P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한미약품은 차세대 약물전달 기술력 기반의 저분자 경구제, 마이크로 니들 패치, 흡입형 분말제 등 비만 환자에 보다 친화적인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효과가 입증된 만큼, 앞으로는 누가 더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형을 먼저 상용화하느냐가 시장 선점을 좌우할 것”이라며 “경구용과 패치형 개발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서,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장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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