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MA 준공한 현대차, 美 생산 확대로 대응
한국GM GM 본사 찾았지만 '감감무소식'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미국의 관세 전선이 자동차까지 확대됐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자동차는 국내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품 가운데 최대 규모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GM에 타격이 집중될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양사의 엇갈린 대응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의 '25%' 관세 부과 대상 차종은 세단과 SUV, 크로스오버, 미니밴, 카고밴, 소형트럭 등 대부분이 해당된다.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핵심 부품도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 적용을 받지 않으면 관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임기 내내 적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수를 뒀다.
◆ 車 수출액, 한국 전체 수출품 절반 가까워 '비상'
관세가 현실화하면서 대미 수출 최대 품목인 자동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으로 347억440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이는 전 세계로 보낸 자동차 수출액(707억8900만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장한익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경제연구팀 연구원은 지난 보고서에서 "보편관세 부과는 FTA 이전의 통상환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규모가 18.59% 감소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과 한국GM에는 발등의 불이다. 양사 모두 미국이 최대 시장인 탓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각각 63만7638대, 37만7367대 등 총 101만5005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전체 글로벌 수출량(225만8026대)의 45% 규모다.
미국 수출량이 절대적인 한국GM은 치명타다. 한국을 수출 기지로 활용, 80% 이상을 미국으로 보내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GM은 총생산량 49만9559대 중 41만8782대를 미국 수출 선박에 선적했다. 더구나 한국GM의 생산 차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은 미국에서 2만달러대로 저렴하다. 25% 관세를 적용하면 경쟁력을 잃어 판매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 '톱'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양사 모두 관세 타격은 불가피한 가운데 이를 맞는 온도 차는 극명한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해 대응에 나선 현대차그룹과 달리 한국GM은 뾰족한 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날 준공한 HMGMA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까지 3곳의 생산거점을 완성했다. 이들 공장의 총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101만5005대)과 대등한 규모다. 수출과 현지 생산 차종이 다르고 당장 모든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대응을 마련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 현대차그룹·한국GM 직격…대응책 온도 차
3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점도 긍정 요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같은 투자와 함께 현지에 전기로 제철소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생산 원가를 줄이고 수익성 확대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GM도 뒤늦게나마 대응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앞서 한국GM은 산업부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데 이어 노사가 미국 GM 본사를 찾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GM을 찾았다. 로물루스 공장과 조립센터 등을 방문하고 엔진과 변속기 생산 과정, 제조 센터를 견학한 이들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면담하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다만 사측에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내수 경쟁력 약화, GM의 잇따른 해외 공장 철수, 연구·개발 법인(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분할 설립, 산업은행 지분 보유 기간 도래에 자동차 관세까지 겹쳐 철수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음에도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생산-미국 수출로 수익을 올리던 한국GM에 관세는 크나큰 시련"이라며 "미국이 당장 다음 주부터 관세를 부과하는 만큼 한국GM이 완성차 5사의 명맥을 유지하려면 빠른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헸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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