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ICS 최첨단 제조 혁신 플랫폼 도입
로봇·AI 첨단 기술 기반 고품질·고효율
모비스·글로비스·제철·트랜시스·위아·로템 등 총망라
수소생태계 구축·태양광 발전 등 지역사회 공존도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 진출 40주년을 앞두고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필두로 북미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포부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국 첫 생산 기지로 2005년 준공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2009년 가동을 시작한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16년 만에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새롭게 추가하게 됐다.
HMGMA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첨단 제조 혁신 플랫폼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 주요 계열사의 기술 역량을 총망라했다.
◆ 첨단 제조 혁신 플랫폼…고효율·고품질 생산
조지아주 일대 부지 면적 1176만㎡에 자리 잡은 HMGMA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최첨단 제조 혁신 플랫폼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HMGICS는 2023년 건립 이래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 개발하는 현대차그룹의 테스트 베드다.
HMGMA는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바탕으로 현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을 최고의 품질로 생산 중이다. HMGMA는 현재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보유 중으로 향후 기아, 제네시스 차량은 물론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모델로까지 생산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HMGMA는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으로 이뤄지는 자동차 생산 공정 요소요소에 제조 혁신 기술을 적용했다. 패널 홀·크랙 감지 시스템, 도어 간격·단차 자율 보정 장착, 도어 자동 탈부착 등 세계 최초 적용 기술과 각종 첨단 시스템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생산을 실현하는 동시에 작업자의 업무 강도를 낮추는 인간 친화적인 제조 현장이라는 설명이다.
프레스, 차체, 도장처럼 차량의 몸통으로 거듭날 강판을 성형하고 용접하는 현장에서는 수백대에 달하는 최첨단 로봇 장비들이 높은 생산성과 균일한 품질을 보장한다.
먼저 프레스 공장(STAMP SHOP)에서는 최고 성능의 6800톤급 초대형 고속(Servo) 프레스 5대가 내려 찍고 자르는 과정을 반복해 강판을 차량의 몸이 될 패널로 탈바꿈시킨다. 차체 패널은 91% 수준의 자동화 공정, 정밀한 성형 기술, 고속 이송 장치 등을 통해 생산된다. 비전 품질 검사와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을 차례로 거쳐 최고의 품질로 제조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적용된 패널 홀·크랙 감지 시스템은 수십대의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 AI 기반 품질 관리를 뒷받침한다.
이렇게 제조한 패널들은 100%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통해 다음 공정으로 옮겨진다. 자동 적재 시스템(ASRS)은 패널을 차종 별로 분류해 수십장씩 팔레트에 싣고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은 이 팔레트를 다음 공정으로 적시에 이동시킨다. AGV는 SLAM(동시 위치 측정 및 지도 작성) 기술을 바탕으로 구동된다.
차체 공장(WELD SHOP)에서는 로봇들이 일사불란하게 수행하는 용접과 조립 공정을 거쳐 강판 패널들이 자동차의 외관으로 거듭난다. 100% 자동화를 달성한 HMGMA는 차체 공정 중 세계 최초로 적용된 기술은 도어 간격·단차 자율 보정 장착 시스엠으로 로봇과 비전, AI 기술을 바탕으로 균일한 단차 품질을 구현한다.
차체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외관 품질 검사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수행하는 사양 검사와 측정된 품질 정보를 조립 로봇으로 실시간 피드백 보내 고품질 생산을 가능토록 지원하는 간격·단차 검사가 이뤄진다.
도장 공장(PAINT SHOP)은 최고의 외관 품질을 완성하기 위해 도료 도포부터 품질 검사까지 높은 수준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했다. 도포 자동화 시스템은 수작업 대비 보다 균일한 도장 품질을 제공하고 특수 도료 공급 설비는 24개 이상의 다양한 색상을 적용하는 일에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했다.
◆ AI·로봇 등 첨단 시스템과 조화
의장 공장(ASSEMBLY SHOP)은 도장 공정까지 마친 차체에 2만~3만여가지에 달하는 각종 자동차 부품을 조립해 완벽한 차량의 형태로 완성하는 마무리 생산 단계다. 자동차 내부를 각종 부품들로 채워야 하는 미세 업무가 많아 차량 생산 전체 과정 중 작업자의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공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인간 중심 근무 환경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의장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차체가 이동하고 수십, 수백명의 작업자가 각 위치에 대기해 부품을 조립하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MGMA는 소수의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적합했던 기존 방식을 새로운 형태로 극복하고자 했다. 수요에 맞춰 다양한 모델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새롭게 의장 공장 구축을 시도했다.
HMGMA 의장 공장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일부 구간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대신에 차체가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을 타고 운반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모델, 옵션과 무관하게 동일한 조립 순서를 거쳐야만 했던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극복, 경로를 지정할 수 있는 AGV의 도움을 받아 필요하지 않은 공정은 생략하고 필요 공정에 바로 투입되는 식으로 생산 방식이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차체와 결합될 각종 자동차 부품은 200여대의 자율이동로봇(AMR)에 실려 각 공정에 투입된다. AMR은 SLAM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창고에서 각 공정으로 원하는 위치까지 경로를 생성하며 부품을 배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양산성 검증을 완료한 AMR 관제 시스템(H-ACS)을 HMGMA에 적용해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완성된 차량은 주차 로봇 위에 올라타 자동화된 무인 품질 검사를 거쳐 지정된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HMGMA의 또 다른 특징은 인간 친화적이라는 점이다. AI 기반 각종 시스템과 자율로봇 등을 완벽히 통제하고 공장의 생산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운영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SW) 중심의 공장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인간 친화적인 생산 현장을 지향했다.
기존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무거운 부품을 들거나 윗보기 작업을 반복해야 했던 고전압 배터리, 전후방 샤시 모듈 조립과 같은 공정은 작업자의 신체 부담은 줄이고 부상은 예방한다. 현장 작업자가 고중량의 부품을 들어 반복적으로 볼트를 체결해야 했던 공정은 체결 위치 조정을 포함해 실제 볼트 체결까지 모든 작업이 자동화됐다. 윗보기 작업을 배제한 것은 근골격계 부상 예방 효과를 도모했다.
아울러 HMGMA는 과거 공장 상부의 운반 구조물에 실려 차체가 이동했던 설비 중심의 차체 공장을 AGV를 활용한 차체 운반해 구조물 최소화를 도모했다.
◆ 현대차그룹 첨단 제조 기술 총망라
HMGMA는 강판 패널들이 온전한 차량의 모습으로 변모해 가는 완성차 생산 공정뿐만 아니라 차량에 탑재될 각종 핵심 부품을 생산하거나 공급하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개별 거점, 나아가 첨단 생산 시설의 운영을 가능하 하는 각 그룹사의 기술 역량 등을 모두 아우르는 커다란 제조 현장이기도 하다.
공장 부지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 공장과 모듈 공장은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생산거점 가운데 최대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SUV를 선호하는 북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SUV용 대용량 배터리를 포함하는 배터리시스템과 맞춤형 모듈을 생산한다. 공장 건축 단계부터 전체 라인 설계 과정에 고유의 생산기술 역량을 HMGMA에 집중했한 덕이다. 현대모비스는 또 HMGMA 인근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PE(Power Electric) 시스템을 생산하는 별도의 거점을 마련했다.
현대글로비스 HMGMA 물류센터는 수요 기반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보유 재고와 필요량을 예측하는 등 차량 제조에 필요한 부품 공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HMGMA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비전 카메라를 장착한 자율비행 드론이 물류센터를 선회하며 부품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또 완성차 1대분의 부품을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에 실어 차량 제조 컨베이어에 연결하고 같은 속도로 이동시키는 원키트 물류 시스템을 현장에 도입, 다차종 유연 생산을 실현했다.
현대제철 HMGMA 공장은 초고강도강을 포함해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 프레스 공장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공급하는 초고강도 자동차용 강판은 전기차 소재에 필수적인 경량화와 충돌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생산량 확대에 맞춰 향후 안정적으로 공급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트랜시스 HMGMA 공장은 연간 42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춰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에 탑재되는 시트를 생산한다. 오토 도킹 시스템, 이형제 도포 로봇 등 최신 자동화 설비를 바탕으로 효율적 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시트벨트 강도, 로봇 승강 내구 등 시험을 통해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신소재를 적용한 시트, 실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시키는 시트 프레임 등을 통해 완성차의 우수한 상품성을 뒷받침한다.
현대위아는 로봇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HMGMA의 물류 자동화를 지원한다. 현대위아의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은 생산에 필요한 각종 자동차 부품을 입고하고 보관하는 등 생산계획에 맞춰 각 공정에 적시 공급한다. 주차로봇은 완성된 자동차를 무인 품질 검사 등의 공정으로 안전하게 운반한다.
현대로템은 차량 강판을 차체 패널로 만들어주는 서보 프레스 설비를 HMGMA 현장에 공급하며, 고품질의 자동차가 생산될 수 있게 지원했다. 또한 각종 차량 부품을 생산 공정으로 옮기는 공장 운반 설비도 담당했다.
HMGMA에는 향후 현대차그룹 로봇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가 시범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아틀라스의 AI 학습을 강화하고 있다.
◆ 수소 생태계 구축·태양광 활용 지역사회 공존
현대차그룹은 HMGMA에 수소 기술 기반 물류 체계 도입, 재생에너지 사용 등 환경 친화적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공존을 위한 노력도 펼친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HMGMA에 수소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물류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21대를 활용해 부품과 완성차를 운송하는 등 HMGMA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 브랜드인 HTWO를 통해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결집하며 국내 및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는 한편 수소 리더십 강화를 통해 수소 사회 가속화에 매진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환경 친화적인 공장 운영을 위해 지난해 147MW 규모 현지 태양광 발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기도 했다. HMGMA의 넓은 주차장 부지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지붕에 설치한 구조물을 대규모로 설치했다.
공장 야외에 설치된 워터타워(급수탑)에는 HMGMA의 환경 친화적인 노력이 예술 작품으로 새겨져 눈길을 끈다. 지역 유명 예술대학 서배너 칼리지 오브 아트 앤드 디자인의 학생들이 공장과 지역사회로 물을 공급하는 워터타워 위에 태양광, 전기차 등 HMGMA의 친환경 모습을 그려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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