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처단’ 포고령 책임 밝혀라
대통령 자진 하야 촉구
의대 증원 중지 방안, 정부가 제시해야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소영 기자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소영 기자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자신을 왕이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통령은 끌어내려야 한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오전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제3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개최하고 이같이 일갈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이 전공의를 향한 망상으로 비롯됐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포고령은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선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난데없이 전공의와 의료인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체제전복세력과 동급으로 취급했다"며 "이는 망상에 기초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전공의에 대한 인권침해가 상당하며 사직서 수리가 완료된 전공의들이 파업을 하고 있다고 규정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했고 전공의 수련은 의무가 아니다"며 "정부는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리고 다른 의료기관 취직도 봉쇄했는데 이는 엄청난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6월 4일에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철회했고 병원은 사직서를 수리했다"며 "정부의 불법적 법 집행에 따르더라도 이미 5개월 전 사직이 완료됐는데 누가 파업을 하고 있는가"라고 일갈했다.

의협 비대위는 제3차 회의결과  ▲전공의와 의료인을 향해 '처단한다'는 폭압적 문구를 넣은 당사자와 과정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중지 등 총 3가지를 의결하고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망상에 기초해 현 의료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 사회가 겪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은 정부가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제3차 비대위 회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이소영 기자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제3차 비대위 회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이소영 기자

'결자해지'…구체적 방안은 정부가 내놔야

박 위원장은 대통령 하야 촉구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집단시위 등을 통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거나 탄핵 절차가 진행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자진해서 하야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가져오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 대해까지 묻는 것은 너무 예단해 말하는 것"이라며 "의료계 여러 직역들과 상의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지 신중하게 논의하고 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서울대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협의회를 비롯해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다양한 직역에서 입장문과 성명문을 발표했지만 의협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었고,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지켜보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민도 분노를 느꼈을 것으로 생각해 차분하게 입장을 발표하자는 것이 비대위원들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의협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중지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입시가 진행된 상황에서 의대 증원을 중지하면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더 큰 사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중지하자고 하는 것이다"며 "구체적인 방안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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