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수 HEV 누적 200만대 코앞…38% 첫차 선호 연료
친환경차 바람에 신차 속속 등장…전기차 캐즘도 영향
내년에도 순풍 탈 듯…현대차·KGM 등 HEV 확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올해 들어 내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의 누적 판매량이 200만대 고지를 앞둔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HEV 신차 점유율이 처음으로 20%를 넘긴 데 이어 몸집이 팽창하는 모습이다. 친환경차 바람과 시장의 파이 확대, 전기차 캐즘 등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산차의 글로벌 선전도 이어졌다. 현대자동차, KG모빌리티 등 완성차 업체들이 HEV 확대에 나선 만큼 판매량 증가세는 가팔라질 전망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국내에서 올해 10월까지 등록된 하이브리드차(HEV)의 수는 192만5001대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내수 시장에 HEV가 처음으로 소개된 지 16년 만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이 수치가 2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9년 10만4000대로 10만대 남짓했던 HEV 연간 등록 대수는 3년 뒤인 2022년 21만1000대로 2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37만2000대를 기록해 2019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연간 등록 대수 전망치는 45만대 이상이다.

HEV 점유율 증가세에는 여러 요인이 꼽힌다. 먼저 국내에서 일부 소비자들에 국한됐던 HEV 판매 양상이 친환경차 바람을 타면서 확대됐다. 국산을 비롯한 수입차 브랜드도 HEV 모델을 늘려 전반적인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 본격화한 친환경차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HEV를 늘려왔다. 당시 기아가 쏘렌토 HEV를, 현대차가 싼타페 HEV를 연이어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수입차 브랜드인 BMW는 지난 몇 년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왔다. 아울러 올해 국내에서 번진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수요 전이도 HEV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료별 차량 선호도에서도 HEV가 강세다. 지난달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잠재 구매자를 대상으로 첫차 구매 시 고려하는 사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연료 타입은 하이브리드(38%)로 집계됐다. 전기는 8.6%로 디젤(12%)보다도 선호도가 낮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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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HEV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국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국내에서는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가 흥행의 중심에 섰다. 르노코리아가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 9월 3900대, 10월 5385대가 팔리면서 두달간 1만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는 30.7%의 점유율을 기록, 전체 HEV 시장 점유율이 14%로 확대되는 등 연이어 기록을 경신했다. 동급 최고 수준(245마력)의 출력과 동급 최고 수준 연비(15.7km/l)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싼타페 HEV 모델은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에서 잇달아 호평을 받았다.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자이퉁이 실시한 평가에서 싼타페는 도요타 '라브4', 닛산 '엑스트레일', 혼다 'CR-V'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HEV를 제쳤다. 차체(Body), 주행 편의(Driving Comfort), 역동적 주행 성능(Driving Dynamic) 등의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토종 HEV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아울러 싼타페는 영국 자동차 매체 탑기어의 평가에서도 '올해의 SUV(SUV of the Year)로 선정됐다. 1.6 터보 하이브리드(2WD·4WD)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4WD)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HEV에 힘주고 있는 만큼 내수 시장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KG모빌리티는 중국의 완성차 회사 BYD(비야디), 체리자동차 등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당장 내년 상반기에 '토레스 HEV' 출시가 목표다. 현대차는 현재 준중형·중형급 모델인 아반떼·싼타페·쏘나타 등 7개 차종에서 운영 중인 HEV를 소형·대형·럭셔리급까지 총 14개 차종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인한 불안이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에 기인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하이브리드로 방향을 선회하고 나선 만큼 차종 등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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