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1위 중국, 생산·AM·서비스부문서 우위
“한국형 해양전략 수립 필요”...국내 조선 3사 新산업 ‘스마트 조선소’ 전환 중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 HD현대중공업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고부가가치선박을 골라 수주하는 ‘선별수주’ 전략을 추진하는 한국이 기술력에서는 우위를 보이는 반면 종합경쟁력에서는 중국에 뒤쳐진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중국이 질적 성장을 이뤄내며 뒤를 바짝 쫓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 보고서를 통해 가치사슬 기반 조선산업 종합경쟁력에서 지난해 중국이 한국을 추월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별 조선산업 경쟁우위 진단결과 /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 보고서 내 발췌
국가별 조선산업 경쟁우위 진단결과 /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 보고서 내 발췌

지난해 국내 조선산업의 가치사슬 종합경쟁력은 88.9로, 전년보다는 상승했지만 중국(90.6)에 비해서는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중국에 비해 연구개발(R&D)·설계, 조달부분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반면 생산부문에서는 중국에 역전됐고 AM(After Market)·서비스 부문에서의 열위 폭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선종별로는 한국이 고부가가치선박인 가스운반선과 컨테이너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그 격차도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조선은 이미 지난 2022년 중국이 추월했으며 벌크선은 중국의 우위가 공고한 상황이다.

이은창 연구위원은 “컨테이너선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가스운반선이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선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4월 기준 클락슨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전체 수주량 중 중국이 7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4%로 2위를 기록했다.

과거 중국은 중저가 수주를 바탕으로 양적 성장을 추진했지만 최근 메탄올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선 수주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 중 유일한 대형선 물량인 일본 선주의 1만3000TEU급 12척 전량을 수주했다.

지난 2년간 양국의 수주 선종을 살펴보면 국내는 가스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위주로 수주했지만 중국은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가스운반선 등 다양한 선종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이은창 연구위원은 “중국 조선업이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영 조선소의 역할이 크다”며 “국영조선그룹을 중심으로 선박, 해양플랜트, 군함 등 특수선의 신조와 수리·개조가 가능하다. 또한 다수의 설계회사, 연구소, 기자재사, 금융사와 상사도 보유하고 있어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토탈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제·안보를 고려하는 동시에 조선·해운·국방·선박금융 등 관련 산업을 아우르는 한국형 해양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며 “ 우리나라가 부족한 수요와 AM·서비스 부문을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안정적인 조선산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기술과 생산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조선업의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 개발·상용화와 생산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이은창 연구위원은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은 당장 시급한 작업장의 안전이나 품질·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주요 국가의 인력 부족 대응에도 필요하다”며 “조선업의 기계화나 자동화가 성공한다면 관련 기술과 제품이 새로운 신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몰려드는 수주량에도 인력난을 겪고 있던 국내 조선 3사도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나섰다.

HD현대는 지난 2021년부터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목표로 ‘F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했으며 오는 2026년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2030년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실현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스마트 조선소를 통해 생산성 30% 향상, 공사기간 30% 단축을 달성할 방침이다.

미래 경영전략 중 하나로 ‘스마트 야드 구축’을 내걸은 한화오션은 스마트팩토리와 물류자동화 등을 통해 조선소를 빅데이터 기반의 거대한 스마트 야드로 전환 중이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현재 협동로봇 80여종이 용접·가공 등 총 10여개 공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스마트야드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3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10% 중반 내외의 자동화율을 공정별로 최대 7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섬중공입 거제조선소 / 삼성중공업 제공
삼섬중공입 거제조선소 /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선박 건조 전 과정에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확인하고 관제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획기적 자동화로 조선업의 패러다임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며 “로봇 중심의 무인·자동화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미래형 조선소의 기준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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