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을 때는 기간산업, 어려워지면 사양산업...장기적 지원정책 수립해야”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국내 조선 3사는 카타르에너지의 2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독식하며 1분기 수주 실적을 방어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은 프로젝트성 수주의 영향을 받은 만큼 올해 내내 호재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조선·해양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Clarkson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1034만CGT로, 지난해보다 5.9% 감소했다. 이번 분기 시장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발주가 감소한 반면 유조선과 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의 발주량이 크게 증가했다.
그중 LNG선은 1분기 용선료가 하락하는 등 신조선 투자요인이 약화될 전망을 보였지만, 카타르에너지의 2차 LNG운반선 발주가 진행되며 지난해보다 50.3% 증가한 249만CGT의 발주량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LNG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연간 7700만t인 LNG생산량을 2030년까지 1억4200만t으로 늘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지난 2019년부터 LNG선 신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22년 말 1차로 60척의 LNG선을 발주했을 당시 한국이 48척, 중국이 12척을 각각 수주했다.
카타르는 이번 2차 LNG선 프로젝트를 통해 17만4000㎥급 LNG운반선 44척을 발주했다. 해당 LNG운반선은 국내 조선소 3사가 전량 수주했다. 이에 1, 2차 카타르발 프로젝트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총 104척 중 국내 조선소는 92척을 건조할 예정이다.
조선소별로 HD현대중공업이 17척, 삼성중공업이 15척, 한화오션이 13척을 건조한다. 선가는 척당 2억2300만달러(약 307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클락슨이 발표한 LNG운반선 선가지수인 2억6500만달러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올 1분기 국내 신조선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32.9% 증가한 449만CGT를 기록했다. 그중 LNG선이 55.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HD현대 조선 3사의 수주 목표는 HD현대중공업이 52억달러, HD현대삼호가 32억달러, HD현대미포가 31억달러로 총 115억달러를 제시했다. 지난 3월 기준 HD현대중공업은 47.4%, HD현대삼호는 96.8%, HD현대미포는 82.5%를 달성했다.
올해 수주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한화오션은 “카타르발 LNG선은 추가 물량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선주들로부터 후속 카타르 포함 대형 LNG프로젝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초대형가스운반선(VLGC) 등 가스선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로 97억달러를 제시했으며 현재까지 38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의 39%를 달성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1분기 수주가 양호한 점은 긍정적이나 해운시장 규모가 작은 LNG선과 LPG선의 비중이 77%를 차지한 반면 국내 3대 주요 선종 중 탱커만을 수주한 점은 다소 기형적인 구조”라고 꼬집었다.
국내 조선업의 주요 3대 선종으로는 건화물선, 유조선, 컨테이너선이 있다. 특히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은 올해 1분기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으며 전세계 발주물량 12척 전량을 중국이 차지했다.
양 수석연구원은 “1분기 국내는 양호한 수준의 수주실적을 달성했으나 이는 카타르발 LNG선 계약이 한 기간에 몰린 특수한 상황 때문이며 이러한 특이 여건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며 “1분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호조로 조선산업에 과도한 기대감이 사회적으로 있으나 산업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조선산업이 경쟁력과 규모를 유지하고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건재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며 "중국과의 순위 다툼보다는 탈탄소화 움직임에 기인한 신선종 시장의 경쟁력 우위와 높은 신뢰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연구원은 특히 수주선종이 일부 선종에 집중되는 점, 인력난에 의한 생산시스템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 국내 조선업이 극복해야 할 문제를 언급하며 "공공부문의 산업정책은 조선산업에 대해 좋을 때는 기간산업, 어려워지면 사양산업이라는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 전략적 관점에서의 장기적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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