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상의,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조기달성을 위한 정책보고서’ 발표
‘시장원리’, ‘과학기술 기반’, ‘인센티브 제도 정비’ 3대 원칙으로 핵심과제 선정
국내 전력시장·제도, “전력망 운영방식 개선해 계통 운영 안정성 제고해야”

1.5℃ 상승 제한이란 인류 공동의 목표가 20, 30년 이내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기후변화 종합 보고서는 2040년 이전에 지구 평균 기온이 1.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한국은 탄소중립 실현으로 인한 편익이 비용보다 커지는 골든크로스 예상 시점이 2060년 정도로 늦은 편이다. 이에 대한상의가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조기달성을 위한 정책보고서’를 통해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100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보고서는 ‘시장원리’, ‘과학기술 기반’, ‘인센티브 제도 정비’라는 3대 원칙하에 전력시장, 산업 경쟁력, R&D, 배출권거래제, 에너지 시스템 등 9개 분야의 핵심과제를 꼽았다. 국내 탄소중립 정책과제 제안서인 보고서에는 글로벌 협력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국제적 탄소중립 정책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한스경제가 총 9회에 걸쳐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조기달성’을 위한 정책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넷 제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이날 대한상의는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조기달성을 위한 정책보고서’를 발표하고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100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023.05.03.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넷 제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이날 대한상의는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조기달성을 위한 정책보고서’를 발표하고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100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023.05.03.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현재 상태로는 한국의 탄소중립 골든크로스는 2060년경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면 이보다 더 빨리 골든크로스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난 1년간 100명이 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1,000명이 넘는 정부,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서 방법을 모색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조기달성을 위한 정책보고서’ 발행 배경으로 이 같이 밝히고,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100대 정책과제가 실현된다면, 한국의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달성시기가 2040년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동안 논의한 결과 한국의 탄소중립 실천에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했다”며, “이 문제점을 원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장원리’, ‘과학기술 기반’, ‘인센티브 제도 정비’라는 3대 원칙하에 전력시장, 산업 경쟁력, R&D, 배출권거래제 등 9개 분야의 핵심과제를 정리해 보고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9개 분야는 △전력시장·제도 △에너지 시스템 △산업경쟁력 △연구개발투자(R&D) △배출권거래제도 △비산업(건물·수송·공공) 분야 △순환경제 △금융·세제 및 자발적탄소시장 △국민참여 및 공정전환이다.

◇전력망 운영방식 개선해 계통 운영 안정성 제고

보고서가 정책개선이 필요하다고 가장 먼저 언급한 분야는 전력시장·제도로, 전력계통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전력망은 부족한 상황으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발생 빈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력망 건설이 지연되면서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접속대기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출력제어로 인한 사업자 손실도 커지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이 2015년 9.3%에서 2020년 16.2%로 증가하면서, 연간 출력제어 횟수는 2015년 3회에서 2020년 77회로 크게 늘어났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원자력, 화력 등의 발전시설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반면 전력수요는 수도권이 우세한 상황으로, 조속한 전력망 건설과 전력망 운영방식 개선으로 전력계통 운영의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안정적 전력계통 운영을 위한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통해 선전력망, 후발전 기조의 ‘전력망 보강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공동접속설비 구축, 송·변전설비 인근 주민 지원강화, 전력망의 유연한 운영을 통한 계통 안정화도 나서고 있다.

보고서는 “전력망 보강을 위한 세부 기준과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며, “접속설비에 에너지저장장치 설치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ESS설치에 대한 투자세액 감면과 재생에너지 접속 기준 유연성도 제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격출력을 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특성을 고려해 접속 기준을 재설정하고, 전력망 민간건설 유인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민간 기업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지원제도를 통해 전력망 건설에 민간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탄소중립 미래전략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023.05.03.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탄소중립 미래전략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023.05.03.

◇다양한 형태의 전력거래 시장 구축 필요

보고서는 다양한 형태의 전력거래 시장도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전력시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다양한 전력 거래시장이 존재하지만, 국내는 대부분 하루 전 에너지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력시장에는 계약시장(중·장기, 단기)과 에너지시장(하루 전, 당일, 실시간)이 있지만, 국내는 하루 전 에너지 시장에서 시간대별(1시간)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하루 전 1시간 단위 시장만 운영돼 수시로 변동되는 수급 및 계통 상황, 예비력 확보 등을 시장에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전력시장 선진화를 위해 시장 다원화, 가격기능 강화, 경쟁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간의 자발적 계약을 촉진하는 계약시장 활성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발전차액정산제도(cfd) 등 도입 기반을 마련하고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 간 쟁점인 계약기간, 물량, 계약가격 등의 조정 필요하다”며, “계약시장 외에도 하루전시장·실시간시장·보조서비스시장 등 다양한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정부는 향후 계약시장을 도입하고, 실시간, 15분 단위 보조서비스 시장 병행체제로 변경하기 위한 실행 계획 수립을 논의하고 있다.

◇변동비 반영시장에서 가격입찰제 시장으로 단계적 전환

보고서는 변동비 반영시장에서 가격입찰제 시장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하루 전 에너지시장은 변동비 반영시장(CBP, cost based pool)로, 변동비에 시장에서 결정된 전력시장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 외 발전원별 정산조정계수, 용량요금, REC 등이 반영돼, 발전원별로 최종 전력가격 결정 요소가 상이한 상황이다. 원자력과 석탄 발전은 발전비용에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고 있고, LNG 발전은 전력 시장가격(SMP)에 용량요금을 더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전력시장가격(SMP)에 REC금액을 더해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발전사업자의 수익률이 정산조정계수에 따라 결정됨에 따라 민자발전의 예측가능성이 낮은 상황으로, 발전사업자의 수익률 변동성 증가가 신규 민간사업자 진입 저해요인으로 작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가격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민자발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어 변동비 반영시장에서 가격입찰제 시장으로 단계적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가격입찰제하에서는 발전사업자가 연료비·발전기 특성·환경비용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입찰가격을 결정해 사업자의 자율성이 증대된다고 설명하며, 가격상한제 운영방식의 재검토도 요청했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전력시장·제도 분야에서 △전력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다양한 전력요금제 도입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재생에너지 PPA 거래 활성화를 위한 지원체계 마련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 △수소발전 확대를 위한 전력시장 조성 △수요반응자원 거래시장 시장규모 확대를 주문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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