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한은, 연준 따라 기준 금리 인상할 수도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치를 윗도는 가운데 고용 지표도 견고한 상태를 이어감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 환율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한국은행(한은)은 지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 금리를 동결을 결정했다. 다만 이달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미 기준 금리차가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은의 결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1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예상보다 강력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물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았다. 더욱이 지난달 24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나 상승해 지난해 12월(5.3%)보다 높았다. 전월 대비로는 0.6%나 올라 블룸버그의 전망치인 0.5%를 상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고용 지표도 계속해서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9~25일 미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건으로 전주 대비 2000건 감소했으며 블룸버그의 예상치인 19만 5000건을 하회했다.
이에 연준 인사들은 다시금 빅스텝(0.50%p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닐 카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p)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0.25%p 인상을 지지하지만, 경제지표에 따라 최종 금리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도 연준의 빅스텝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 달 전까지 3월 FOMC에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0%였지만 최근 베이비스텝(0.25%p 금리 인상) 확률은 70%, 빅스텝 확률은 30%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 이후 처음으로 4%를 넘기기도 했다.
연준이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며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미국과의 기준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금통위를 통해 기준 금리를 3.5%로 동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27일엔 환율이 1323원까지 오르며 고환율 우려가 확대됐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환율에 대해 "특정 수준을 타킷으로 하기보다는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시장 안정과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환율이 이어지고 연준이 오는 3월 FOMC를 통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은도 재차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3.5%인데 반해, 미국이 3월 FOMC를 통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에 이르게 된다. 이에 한미 간의 금리 격차는 1.75%p까지 벌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과거 최고 역전폭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미 간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 유출은 물론,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준을 따라 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엔 내수가 걸림돌이다"라며 "국내 경기의 하강 속도가 미국보다 빠르다면 경기로 유발되는 인플레이션 억제도 미국보다 한국이 강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6%로 과거 전망보다 하향 조정됐다. 게다가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월 무역적자는 53억달러에 달하는 것을 나타났다. 12개월째 무역적자를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한은이 쉽사리 금리 인상에 나서기엔 쉽지 않을 수 있다. 국제적인 정세도 문제지만 현실적인 물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김한결 기자 hhhh893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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