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반도체 공급난으로 4분기 글로벌 판매 15.7% 감소
연간 영업익은 178.9% 성장…제네시스·SUV 견인차
올해 전기·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성장세 방어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 'GV60'.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 'GV60'.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네시스를 비롯한 고부가 차량 판매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 117조6106억원, 영업이익 6조6789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1%, 영업이익은 무려 178.9% 증가했다.

현대차는 25일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1조265억원, 영업이익 1조529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 21.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4.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글로벌 완성차업계 전반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어려움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달성한 것이다. 현대차도 지난해 4분기 도매 판매량 96만639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1140만대 대비 1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수급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이 점차 해소돼 연간 약 400만대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동남아 지역의 생산 정상화 지연 등 영향으로 지난해 목표치보다 약 11만대 적은 389만대 판매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고부가 차량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지난해 현대차 전체 도매 판매량은 전년 374만5000대에 비해 약 3.9% 늘었는데 이 중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3.4%에서 5.1%로 늘었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이 43.2%에서 47.3%로 증가했다. 이밖에 차급의 판매 비중은 A세그먼트(5.6%→7.2%)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4분기 기준으로 보면 이 같은 추이는 더 두드러진다.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2020년 4분기 3.7%에 불과했던 것이 5.8%까지 늘었고 SUV는 43.0%에서 49.6%로 성장했다. 제네시스의 첫 순수 전기차 GV60이 10월 국내 출시돼 4분기 말 기준 1190대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12월 17일 플래그십 세단 G90의 사전 계약 실적이 첫날에만 1만2721대에 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장기화 영향으로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판매 믹스 개선과 환율 영향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시장 상황이 개선돼 실적 향상에 보다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이 지난해 12월부터 개선되고 있으나 올해 1분기까지는 일부 품목의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다 점진적인 정상화는 2분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부가 차량인 전기차 등 친환경 모델 판매도 지속 확대한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현대차 친환경차 판매 목표 대수는 전년 대비 33.8% 증가한 56만4000대며 전기차 목표치는 22만대로 56.3%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전기차(FCEV)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64% 증가한 42만2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 판매량의 10.8%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돼 누적 대수 5만대를 넘어섰다. 그 결과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3.9% 증가했다.

올해는 하반기 국내 시장에 아이오닉6를 출시할 계획이며 미국, 서유럽,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 GV60에 이어 G80와 GV70 전동화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부터는 미국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생산해 미국 내 수요를 공략한다.

한편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코로나19 사태의 점진적 개선과 반도체 부족 사태 안정화가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약화, 업체 간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어려운 대외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관련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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