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한나연 기자] 하반기 정비사업 시장이 초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강변 핵심 입지에 위치한 서울 대형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가운데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초접전을 벌인 대형 건설사들이 사실상 '왕좌 쟁탈전 2라운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정비사업 시장은 1조원가량의 초대형 사업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주전 국면에 돌입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압구정2구역, 개포우성7차 등 대어급 핵심 정비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뒀으며,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대형 프로젝트들도 연내 입찰 가능성이 제기되며 건설사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한강 조망 프리미엄' 대형사 총집결
먼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 19만4398㎡를 재개발해 3000여가구를 조성하는 성수1지구는 하반기 핵심 사업지 중 하나다. 예상 사업비는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미 사업 참여 의향을 드러내면서 조기 경쟁 구도를 만들었고, 삼성물산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강 조망권, 더블역세권(뚝섬·성수역) 입지 등 입지 메리트가 강한 만큼, 브랜드 파워와 사업 조건이 치열하게 비교될 전망이다.
조합은 8월 입찰공고를 내고 연내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압구정2구역: 현대건설 '단독 수주' 유력
압구정2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일원에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 9·11·12차를 최고 65층, 14개 동, 총 257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 역시 추산 사업비가 2조4000억원 이상이다.
지난달 삼성물산이 최종 사업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사업지로 분류한다. 다만 지난달 말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을 포함해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을 비롯해 총 8곳이 참여하면서 타 건설사들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포우성7차: 삼성물산 vs 대우건설 '정면 대결'
강남구 개포동 607번지 일대 개포우성7차는 지하 3층~지상 35층, 총 999가구 규모로, 총사업비는 약 7000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양사 간 직접 경쟁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개포는 이미 대형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다수 들어선 지역인데다, 이 단지의 경우 용적률이 157%로 낮아 사업성이 좋은 단지로 꼽힌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높다는 평가다.
시공사 최종 선정은 다음 달 23일 조합 총회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이달 입찰 공고, 연내 시공사 선정 목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번지 일대 대교아파트 재건축은 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정비사업으로 이달 입찰 공고를 내고 빠르면 오는 9월 총회를 통해 선정할 것으로 기대된다.
1975년에 12층, 576가구 규모로 지어진 단지로, 최고 49층, 912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여의도 한강변에 위치한 입지와 5호선 여의도역 인접성이 강점이며,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수주 판도, 핵심 사업장에 달렸다"
이들 사업지는 규모만 아니라 상징성과 입지 메리트가 높은 ‘정비사업 프리미엄 구역’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한강변에 위치한 압구정2구역과 성수1지구는 조망권과 입지 메리트에서, 개포우성7차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이미 집결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사업비는 1조원에 못 미치지만, 여의도 한강변 및 중심업무지구 접근성으로 사업성 기대감이 높아 대형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게다가 정비사업 상위권 건설사 간 수주액 격차가 크지 않아 조합의 사업 추진 속도와 수주 전략에 따라 하반기 도시정비 수주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다수의 중소사업을 확보한 건설사가 수주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올해는 대형 사업 몇 건만으로도 전체 판도가 바뀔 수 있다"며 "하반기 핵심 사업장에서 누가 웃느냐가 수주 성적표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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