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분기 영업익 47%↑…주택 중심 수익성 회복
해외 리스크 속 건축 원가율 개선…SMR·원전 수주 주목
현대건설 계동 사옥./ 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 사옥./ 현대건설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현대건설이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17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한 수치다. 건축·주택 부문에서 고원가 프로젝트 종료와 공정 안정화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다만 플랜트 등 해외 부문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 과제는 현재진행형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5조1763억원, 영업이익은 4307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2%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6.5%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p) 상승했다

2분기만 놓고봐도 실적 흐름은 개선세를 보였다. 매출은 7조7207억원으로 10.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47.3% 늘었다. 건축·주택 부문 중심의 현장 개선과 고원가 사업장의 순차적 종료가 실적을 견인했다.

결과적으로 상반기 매출은 현대건설이 8조453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이 6조7787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치(30조4000억원)의 절반(49.9%) 수준을 채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연간 목표치(1조2000억원 이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아직 갈 길이 멀다.

한편 수익성 개선은 일부 가시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축 부문 매출총이익률(GPM)은 5.5%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원가율도 93.5%로 전년 동기(94.9%) 대비 1.4%p 감소했다. 이는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수익성 높은 공정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등 해외 현장 비용 증가에 따른 플랜트 원가율 부진, 판관비 증가 등이 실적 부담 요소였으나 국내 주택 원가율 개선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며 "해외 플랜트 현장의 고원가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나, 건축주택 원가율 개선이 탄력적으로 나타나면서 상반기보다 나은 하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2025년 상반기 수주./현대건설
현대건설 2025년 상반기 수주./현대건설

무엇보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 성과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국내외에서 총 16조7344억원어치 수주를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목표치(31조1000억원)의 53.7%를 달성한 셈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재건축·재개발 및 복합개발 부문에서 '대형' 수주가 잇따랐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범천4구역 재개발(6202억원)’, '미아 9-2구역 재건축(3370억원)' 등 대규모 도시정비 사업들이 상반기 수주 실적에 반영됐다.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팀북투 데이터센터(7340억원)’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실적을 보강했다.

반면 해외 부문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사우디와 카타르 현장 원가 상승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일부 해외 현장에서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는 모습이다. 다만 장 연구원은 "해외 현장에서 V/O(계약변경)를 통한 원가 조정이 가능하다면, 하반기 실적은 추정치를 웃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 해상풍력 등 '뉴에너지' 사업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장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미국 에너지부의 SMR 착공 지원부지 선정, 팰리세이드 SMR 300 2기 착공, 불가리아 대형원전 EPC 계약 등으로 원전 사업이 기대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전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미국 내 원전 산업의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해외 원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불가리아 원전, 미국 팰리세이드 SMR 등 기존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성과가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며 미국 다수 시공사와의 MOU 체결 역시 미국 원전 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술 역량과 시공 실적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고, 올해 대형원전·SMR과 태양광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와 해상풍력 등 기존 건설업의 영역을 넘어설 수 있는 신규 프로젝트 또한 지속 발굴해 글로벌 건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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