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낮고 대형세대 위주 구성…하이엔드 브랜드 경쟁 치열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하반기 들어 달아오르고 있다. 그중 개포우성4차 재건축 사업은 정비계획 변경 확정 이후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장이다. 용적률이 낮고 대형 세대 위주로 구성돼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29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 아파트 단지는 40년 가까운 세월이 드러나는 외벽과 노후화된 시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정문에는 '정비구역 변경지정 고시'를 축하하는 포스코·롯데·삼성 등의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었고, 바로 옆 타워팰리스 등 고층 주거단지와 대비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주민들은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되는 재건축 소식에 기대감을 보였다.
개포우성4차 재건축은 3.3㎡당 공사비 920만원 수준으로 총 공사비는 6498억원에 달한다. 올해 입주 41년차인 이 단지는 기존 8개 동, 459가구에서 최고 49층, 1080가구 규모(공공주택 128가구 포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4월 개포택지개발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확정하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이에 따라 타워팰리스 등 인근 고층 주거단지와 어울리는 주동 높이 계획이 적용돼 리듬감 있는 스카이라인이 구성되고, 주변 단지와 연속성을 갖는 통경축 확보가 가능해졌다.
입지 여건 역시 강점이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이 인접해 있고, 더블 환승역인 양재역과 도곡역도 도보권이다. 대치중학교를 비롯해 숙명여고·개포고·중대부고 등 학군이 우수하고, 단지 일부 세대에서는 양재천 조망도 가능하다. 이러한 조건 덕분에 우성4차는 강남권 내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조합은 지난 2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설명회에는 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제일건설 등 4개사가 참여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롯데건설은 '르엘' 등을 내세우며 수주 준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지난 4월부터 단지 내에서 6주간 열린 시공사 사전 홍보부스에는 삼성물산도 참여했으나 이번 현장설명회에는 불참해 롯데·포스코 양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 A씨는 "드디어 실질적으로 재건축 속도가 붙는 것 같아 주민들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이 일대 손님들 절반은 ‘재건축 진척 상황’을 물어본다"며 "우성4차는 기존 용적률이 낮고 세대 구성도 대형 위주라 최근 들어 문의가 더 늘었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일찌감치 개포우성4차를 핵심 사업지로 점찍고 수주전에 주력하고 있다. 개포우성4차를 전략 사업지로 명명하고 수주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르엘 브랜드를 앞세워 고급 주거단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건설은 올해 신용산 북측 1구역, 상계5구역, 가락현대1차 등의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공격적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단지명으로 '오티에르 도곡'을 제안하면서 도곡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밖에도 글로벌 탑티어 설계사인 UNSTUDIO(유엔스튜디오)와 협업을 확정하고 단지 내 호텔급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 홍보에 나서고 있다.
조합은 이달부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본격화한 가운데 오는 9월9일 입찰 마감 이후 경쟁 입찰이 성사되면 11월경 조합원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그간 절차 지연으로 주민들의 피로감이 컸는데 이번에야말로 속도를 내려고 한다"며 "강남권 재건축 위상에 걸맞은 사업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