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도요타에 미국 안방 GM도 '덜덜'
조(兆) 단위 수익 감소 전망 '우수수'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트럼프발 관세 태풍이 불어닥치면서 수익실적에서도 거센 후폭풍이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도요타,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까지 조 단위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1분기 연결 기준 합산 실적이 매출액 71조266억원, 영업이익 6조889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2% 증가,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1분기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6조7800억원)을 앞지르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점을 고려하면 견조한 성장세다. 1분기 판매량도 현대차는 100만대, 기아는 76만6000대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볼륨을 유지했다.
문제는 2분기다.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가 지난 3일부터 발효된 탓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시장에 170만8293대를 판매한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의 파이가 23%까지 커졌다. 이 가운데 70만대 이상이 관세에 직접 영향을 받는 탓에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SK증권은 이와 관련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조원, 9000억원 내렸다.
연간으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특히 미국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은 채 판매를 이어갈 경우 양사의 연간 영업이익 감소 추정치는 8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개 분기 규모 이상의 이익이 증발하는 셈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리버 치프제 BMW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25% 관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에만 10억유로(1조58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BMW는 지난해 세전이익이 전년보다 60억유로 감소한 110억유로를 기록,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5억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었다.
하랄드 빌헬름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에 따라 1% 규모의 영업이익률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융리서치업체 번스타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연간 손실 규모가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도요타도 수익 하락에 직면했다. 골드만삭스증권에 따르면 도요타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 부과할 경우 미국 내 판매량은 최대 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1년간 영업이익 감소분은 3400억엔(약 3조4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이 안방인 GM을 향한 전망도 어둡다. 번스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시장 전반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GM이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부품까지 관세 대상에 오른 탓이다. 다니엘 뢰스카 번스타인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GM이 관세맨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대 맞은 셈"이라며 관세 조치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뢰스카 연구원은 이에 더해 내년 GM의 이익이 5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관련기사
- 트럼프-한덕수 첫 통화 "무역균형 윈윈협력 지속"
- 정의선·메리 바라, 美포럼서 '車산업 혁신' 기조연설
- K-조선 ‘尹파면·美관세’ 폭풍에도 웃음짓는 이유는
- 車 25% 관세에 복잡해지는 글로벌 완성차 셈법
- 제네시스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올린다
- 현대차, HMG워싱턴사무소장에 드류 퍼거슨 전 美 연방하원의원 선임
- 매립지서 청정수소 뽑는다…현대차그룹, 印 수소 생태계 조성 시동
- 3월 車 생산·내수·수출 트리플 약진…대미 수출은 10% 감소
- 폭스바겐 파이낸셜 코리아 신임 대표에 유씨 레흐티마키
- 기아, 美 뉴스위크 '올해의 지속가능경영' 선정
- 현대차그룹, '부품산업 ESG·탄소중립 박람회' 개최
- 현대차·기아, 인도공대와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
- 도요타, 두달새 이익 1.7조원 감소…트럼프 관세 최대 피해 우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