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하팍로이드, 한화오션과 1.7조원 상당 6척 LOI 체결”
한화오션 “확정된 바 없다”...수주 임박설에 조심스런 반응
“글로벌 선사 신규 선복량 증대 놓고 주요 조선소와 협상중”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새해들어 공식적인 선박 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았던 한화오션이 조만간 대만과 독일 선사로부터 최대 29억5000만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운반선에 대해 몰아치기 수주를 따낼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과 납기 준수, 그리고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에 따른 글로벌 선사들의 눈치보기 덕을 보게 됐다.
19일 로이드 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의 글로벌 해운 선사 에버그린(Evergreen) 이사회는 지난 12일 2만4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한국과 중국의 조선소 2곳에 나눠 발주하기로 의결을 마쳤다.
이중 6척은 한화오션에, 나머지 5척은 중국선박공업(CSSC)의 자회사 광저우조선인터내셔널(GSI)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로 추진되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1척의 총 신조 발주 금액은 29억~32억달러(약 4조1700억~4조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척당 선가는 2억6500만~2억9500만달러(약 3800억~4200억원) 선이다.
건조계약 확정시 한화오션과의 총계약 금액은 15억9000만~17억7000만달러(약 2조2900억~2조5500억원)다.
이들 선박의 정확한 인도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야드 슬롯 상황(배를 건조하기 위한 도크를 비롯한 가용 생산설비)을 감안할 때 2028년께로 전망했다.
프랑스의 해운·조선산업 분석 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에버그린의 현재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은 224척, 177만7096TEU로 선복량 기준 세계 7위의 컨테이너 선사다. 이번 발주를 포함해 에버그린의 신조 컨테이너선 발주잔량(Orderbook)은 82만1423TEU, 59척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오더북 규모는 전체 선복량의 46%에 달한다.
한화오션이 글로벌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수주 러브콜을 받은 것은 에버그린뿐만이 아니다. 노르웨이의 조선·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최근 한화오션이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Hapag-Lloyd)와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팍로이드는 1만6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한화오션에 발주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계약금액은 총 12억달러(약 1조7200억원) 규모인데 이에 비춰 척당 선가는 2억달러(약 2800억원)로 추정된다.
한화오션이 사실상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이 계약 건은 하팍로이드가 지난해 10월 중국 양쯔장조선소에 12척을 주문하며 옵션으로 제시한 물량이다. 하지만 하팍로이드는 양쯔장조선소 대비 가격경쟁력과 인도 가능 시기(2027년)를 고려해 계약 당사자를 한화오션쪽으로 선회하며 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조선업체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을 의식한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 외 다른 조선사들로 눈을 돌리고 있는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머지 않아 한화오션이 에버그린과 하팍로이드로부터 각각 6척씩 총 12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최종 확정짓는다면 지난해 1년간 수주한 컨테이너선 전체 실적(6척)을 올해 1분기내에 2배로 달성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에버그린이 지난 12일 우리 회사와 광저우조선인터내셔널(GSI)에 11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는 외신 보도는 아직 확정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팍로이드와의 LOI 체결 역시 확정 전이다. 양측이 건조 계약서에 최종 서명할 때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며 수주 임박설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화오션이 에버그린과 하팍로이드로부터 최종 건조계약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하더라도 추후 수주 기회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후선 폐선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현재 운항 선박 유해 물질 저감 정책(규제) 시행 등으로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 움직임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로이드 리스트는 선복량 기준 글로벌 3위 선사인 프랑스의 CMA CGM과 대만의 양밍라인, 완하이라인을 비롯한 주요 선사들도 신규 선복량 증대와 관련 주요 조선소와 발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보다 앞서 향후 전 세계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량이 최대 900만TEU를 돌파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선복량의 30%에 해당한다고 관측한 바 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해 ▲LNG운반선 19척(LNG-FSRU 포함)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8척 ▲컨테이너선 6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5척 ▲해양 설비 1기 ▲특수선 6척 등 45척/기, 약 88억6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임준혁 기자 atm1405@sporbiz.co.kr
관련기사
- 침체됐던 유조선 시장, 美제재·공급 부족에 반등하나
- 조선3사, 13년만에 동반 흑자...LNG선·MRO로 성장 동력 확보
- 해양플랜트 부활의 신호탄…삼성重·한화오션 주도권 잡는다
- 삼성중공업,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3800억원 규모 LNG운반선 계약
- 한화오션, 200번째 LNG선 인도...세계 최다 수주·건조 기록
- 인도의 조선업 도약...글로벌 해운사·한국과 협력 강화 모색
- 한화오션,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 3차례 증자로 북미 공략 박차...필리조선소, 한화오션 ‘글로벌 허브’ 되나 [The SIGNAL]
- ‘LNG선 발주량 감소’ 현실에 대처하는 K-조선의 자세는
- 한화오션, 함정용 고내후성 차열도료 개발
- 한화오션, 대만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수주
- 대만이 선복과잉에도 K조선에 1.1조 컨선 4척 발주한 이유
- 한화오션, 대만발 2.2조 규모 컨테이너선 7척 사실상 수주
- 글로벌 신조 발주량 감소...컨테이너선 ‘해당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