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대 BYD '아토3'에 볼보·폭스바겐 등 참전
현대차 아이오닉9, 6천만원대 '파격'…캐즘 극복 기대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치열한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시장 예상보다 값이 싼 신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전기차는 고가'라는 공식이 깨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인 가격이 낮아지면서 이에 따르는 소비자 유입과 캐즘 극복을 기대하고 있다.
12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 정보 서비스 차지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7월 기준 62만1071대로 60만대를 넘겼다. 2020년 13만4962대로 10만대를 돌파한 이후 약 4년 만에 5배 가까운 성장세다. 전기차 캐즘이 이어진 작년에도 7개월간 7만7171대가 신규 등록을 마치면서 월간 1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새롭게 거리로 나왔다.
올해에는 이 같은 성장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등 국산 완성차 회사를 비롯해 BYD, 볼보, 폭스바겐 등 수입차 업계까지 신형 전기차의 출시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고 있는 덕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캐즘 극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먼저 저가형 전기차를 선보인 업체는 중국 BYD다. BYD는 지난 1월 국내 승용 시장에 공식 진출을 선언함과 동시에 소형 전기 SUV 아토3를 315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놨다. 지역별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 후반대에 전기차를 누릴 수 있어 내수 시장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경쟁 차종으로 언급되는 기아 EV3(4208만원) 대비 10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역시 현대차의 경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2740만원)보다 높은 차급에서는 가장 낮은 가격이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321km로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유로 NCAP 안전성 평가 최고 등급, 티맵모빌리티와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 국내 특화 사양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신형 EX30의 가격을 기존 공개했던 데 비해 최대 333만원 내렸다. '안전'의 대명사로 꼽히는 볼보답게 유로 NCAP 안전도 평가 만점과 더불어 ▲운전자 경고 시스템 ▲도어 개방 경고 ▲사각지대 경보·조향 어시스트 ▲도로 이탈 방지·보호 ▲후방 교차 경고 등 플래그십 수준의 안전 기술을 기본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기준 351km다.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후 코어 트림 4755만원(기존 4945만원), 울트라 트림 5183만원(기존 5516만원)이다. 지역별 보조금 혜택을 더하면 4000만원 초반에 볼보의 전기차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볼보코리아는 출고까지 기존 볼보 차량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공식 딜러사에서 차량(6년/12만km 이내)을 구매했던 고객에게 추가로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3000만원대 전기차를 선보였다. 이달 인도를 시작한 2025년형 ID.4가 주인공이다. 전기 SUV ID.4는 지난해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 전기차 가운데 ID.5와 함께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이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2613대가 팔려 유럽 브랜드 전기차 판매 1위를 수성했다.
ID.4에는 안전하고 편한 운전을 돕는 첨단 주행 보조 기능 IQ.드라이브가 전 모델에 기본 탑재된다. IQ.드라이브는 ▲정차와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레인 어시스트 ▲전방 추돌 경고 ▲긴급 제동 시스템 프론트 어시스트 ▲측면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사이드 어시스트 ▲후방의 교행 차량을 알려주는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 등 지능형 주행 보조 장치로 구성됐다.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424km다. 422만원의 전기차 보조금과 지역별 보조금, 구매 혜택 등을 모두 적용하면 ID.4 프로 라이트 3887만원대, ID.4 프로 4461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국산 브랜드 가운데서는 현대차가 기존 예상을 뒤엎는 가격으로 아이오닉9을 출시해 전기차 경쟁에 참전했다. 사전계약이 진행 중인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은 7인승 익스클루시브 트림 가격이 6715만원에 책정됐다. 기아가 전개하는 동급 EV9(7337만원)보다 600만원 이상 저렴하고 1억2000만원을 상회하는 테슬라 모델X의 반값 수준이다. 여기에 보조금을 더하면 6000만원 초반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주행가능거리는 항속형 AWD 모델 503km, 성능형 AWD 모델 501km 등이다.
이와 함께 주행 보조와 안전 사양을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구체적으로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제한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보조 2 ▲후방 교차충돌방지 보조 ▲전후방 주차거리 경고 ▲안전하차 보조 ▲후석승객 알림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이 지속해서 낮아지면서 구매를 고려하지 않던 이들까지 끌어오는 효과를 가대할 수 있다"며 "선택지 확대와 보급률 상승으로 캐즘 극복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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