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 한계로 현실화 가능성 낮아...협상 수단 해석해야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대선 이후 심화됐던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따라 관련 종목들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트럼프 취임까지 이어질 수 있으나, 내년에도 미국 증시는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취임 이후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관세를 10%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미국 국채 10년물이 3.3bp 오른 4.31%를 기록하며 상승폭을 확대했고, 관세 정책 영향권에 있는 업종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맞았다.
이날 제너럴모터스(GM)은 장 중 8.9% 하락했으며 스텔란티스는 5.6%와 포드는 2.63% 급락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이지만, 멕시코와 캐나다 일대 공장에서 상품을 제작하고 수출해오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관련주도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트럼프의 발언 후 현대차(-1.12%)·기아(-3.08%)·현대모비스(-1.20%)·HL만도(-8.88%)·현대위아(-3.42%) 등이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관세 문제에서 빠질 수 없는 반도체주도 약세가 부각됐다. S&P500지수가 연일 강세를 보이는 데 반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51% 하락하며 장 중 3%대 낙폭을 보였다. 특히 델은 장 중 12% 급락했으며 브로드컴(-3.08%)·마벨(-3.26%)·ARM(2.45%)·마이크론(-3.54%)·엔비디아(-1.15%)가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정책 집행에 한계가 있어 당장 도입이 목적이 아닌 협상 수단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발언 직후 멕시코 대통령과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재무부 장관에 전통적이고 이성적인 인물로 읽히는 스콧 베센트가 임명되면서, 트럼프의 과격한 정책 강도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식 협상 방식에 시장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불안심리와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런 변동성이 완화될 경우 미국의 견조한 경기지표에 따라 증시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음주 미국 ISM제조업지수는 연속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농업 고용자도 허리케인 변수를 듣고 반등이 기대되며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는 기업 투심 회복으로 이어지는 양상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과 견조한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증시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협상 방식에 따라 관련 업종의 변동성이 연일 확대됐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상승세가 내년에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올해 3분기 GDP가 2.8%로 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한데다, 올해 S&P500지수의 수익률이 25%를 기록하면서 미국 증시를 향한 투심은 견조한 분위기다.
아울러 지난 11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해 7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소비 심리가 입증됐고, 실업률과 유사 흐름을 보이는 고용 서베이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아울러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보호무역주의가 가동되면서 자국 기업에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를 절감해 내년 미국 기업들의 이익 상승세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헤펠레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미국 증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한 견고한 시장과 AI에 대한지속적인 투자가 바탕이 된다면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증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면서 S&P500 지수가 내년 말까지 7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UBS외에도 뱅크 오브 몬트리얼(BMO)와 골드만삭스가 내년 S&P500지수 상단이 각각 6700, 6500선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 증시 쏠림 현상이 심화된 반면 국내 증시는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두 차례 연속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내년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불안감이 확대돼 증시 반등 시도는 미미했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힘을 잃으면서 지난달 29일 전일 대비 1.96% 하락한 2455.91포인트에 마감하며 5거래일만에 다시 2400선으로 내렸다. 코스닥도 지난달 13일 700선을 하회한 이후 동일 기준 전일 대비 2.33% 하락한 678.19를 기록, 지난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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