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PBR 1배 하회한 후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발표...장중 7%대 급등
"삼전 자사주 계획은 단기 반등 요인...코스피, 조선·성장주 힘입어 내년 상승 기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표시된 삼성전자 주가 /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표시된 삼성전자 주가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삼성전자가 상승 전환하면서 국내 증시가 2470선을 회복했다.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진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1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발표한 후 상승 전환했지만, 장기적인 상승모멘텀이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들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5일 7.21%가 상승한 5만35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낙폭을 일부 한 것이지만 이달 외국인 매도 금액만 18조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흐름이 보이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7을 기록했다. 

2차전지 관련주도 지난 15일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 법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크게 흔들렸다. 다만 전기차 제조 공장이 미시간·오하이오·조지아 등, 공화당을 지지하는 러스트벨트에 집중돼 있어 트럼프 당선인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단행할지의 여부는 불분명하다. 15일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12%)·SK이노베이션(-6.8%)·에코프로비엠(-7.8%)이 크게 내렸으며 미국 기업인 리비안(-14%) 등이 폭락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장 마감 후 10조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회복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다음 거래일인 18일(오후 1시 30분 기준)에는 전일 대비 5.98%가 상승한 5만 6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8일 오후(12시 기준)에는 LG에너지솔루션(+3.37%)·현대차(+5.34%)·기아(+5.57%)·에코프로비엠(+2.41%)이 상승 전환했다.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주가를 회복하면서 4거래일 연속 2470선을 하회하던 코스피도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45포인트(0.97%) 오른, 2440.31에 출발해 상승 흐름을 보였다. 오전 장 중에는 2480.01을 터치하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또한 2개월만에 700선이 붕괴됐던 코스닥도 회복 기미를 보였다. 코스닥은 오후 2시 기준으로 전일 대비 4.07포인트(0.59%) 오른, 689.49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3분기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비치면서 4분기 전망이 악화된 데다 내수부진 우려가 가중되고 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예상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를 지속하면서 투심이 크게 꺾였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체의 32%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2.7%나 감소했다. 보유 금액은 637조4876억원으로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이달(1일~15일 기준) 중 1조8770억원을 순매도했다. 

아울러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반기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관찰대상국에 지정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찰대상국'에 지정돼 모니터링단 대상에 그치겠지만, 트럼프가 타국에 대한 관세 압력을 제언한 만큼 이번 지정이 국내 수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증권가는 트럼프 취임 전인 연말까지 국내외 변동성으로 인해 증시 하락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저점인 2300선을 기점으로 내년에는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악재로 인해 증시가 크게 흔들렸지만, 최근의 낙폭은 너무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코스피는 2024년 4분기의 답답한 흐름에서 벗어나 탄력적인 반등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반도체, 특히 삼성전자의 시장 주도력 약화에도 불구, 코스피는 이익 개선 기여도와 모멘텀이 강한 조선·기계 업종과 대표적인 성장주이면서 장기 소외주인 2차전지, 인터넷, 제약·바이오가 코스피 반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 업종만으로도 시가총액 비중이 35.9%에 달하며 반도체가 상승에 동참할 경우 SK하이닉스 상승세만 감안해도 44%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단기 반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다. '10조원 부양책'으로 주가 회복에는 일부 성공했으나, 3분기 실적 저조와 가이던스 하향으로 인해 기업 펀더멘탈에 상승 모멘텀이 여전히 부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하회한 것은 올해까지 5번으로 과거에도 삼성전자는 이 때마다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해 주가를 단기에 끌어올린 바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 중심의 AI 메모리 공급 부족은 내년에도 지속되며 뚜렷한 수요 양극화가 예상된다"면서,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하며, 이는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다만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범용 메모리 재고의 감소세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고 판단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증시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국내 증시 낙폭에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증시 수급 개선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 이번 주부터 자금 집행을 시작한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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