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생명·동양생명, 당기순이익 증가...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은 하락 전환
한화생명, 손실계약 관련 손익·예실차 분기별로 발생...수익성에 ‘악영향’
미래에셋생명은 구체적인 밸류업 로드맵 없어 주가 부양 안 이뤄져
삼성생명 본사 / 사진=김근현 기자
삼성생명 본사 / 사진=김근현 기자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이 삼성생명·동양생명에 비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약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인해 배당 제약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수익성에서도 삼성생명과 동양생명에 밀리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은 상장 생명보험사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미래에셋생명이 0.28배, 한화생명은 0.17배 수준에 그쳤다. PBR이 1보다 낮으면 자산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여겨진다. 먼저 비교 대상인 삼성과 동양을 취재해 보았다.

◆ 삼성생명·동양생명, 수익성 탄탄

삼성생명과 동양생명은 탄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3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6736억원으로, 전년 동기(4756억원) 대비 4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건강보험 시장에서의 꾸준한 성과와 수익성 중심 경영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험손익은 안정적인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이익 확보와 효율 관리에 힘입어 4753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보유 CSM도 신계약 CSM 유입 및 보유 계약 효율 관리로 연초 대비 7000억원 증가한 13조원을 확보했다.

CSM(Contractual Service Margin)은 보험계약으로부터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미실현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지난해 도입된 IFRS17에서 가장 주목받는 핵심 지표로, 최근 보험사의 장기 수익성을 보여주는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CSM은 일단 부채로 계산한 뒤 매년 상각하면 이를 이익으로 인식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를 통해 현재 보유 중인 보험계약 포트폴리오에서 앞으로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계약을 얼마나 가졌는지를 추산이 가능하다.

동양생명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2657억원을 달성했다. 보험손익도 올해 출시한 치매 및 암보험 등 건강보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2% 증가한 2334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영업 성장 지표인 연납화보험료(APE)의 3분기 누적 신계약액은 보장성 상품 중심의 매출 증대에 힘입어 700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보장성 APE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6442억원으로 전체 APE의 약 92%를 차지했다. 신계약 성장을 바탕으로 신계약 CSM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5671억원을 기록했다.

연납화보험료(APE)는 각기 납입기간이 다른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이다. 월납 보험료의 경우 12배를 곱하게 된다. 보험사 신계약 실적 평가는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를 기준으로 했으나, 납입 방식이 달라 단순 합산으로는 정보가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어 APE를 도입하게 됐다. APE 상승은 CSM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험사 수익성 향상을 위한 중요한 수치다.

동양생명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춘 탄력적인 대응을 통해 건강상품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며 “공동재보험 체결과 후순위채 발행 등 선제적인 자본 관리를 통해 펀더멘털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한스경제>에 “보험손익은 매년 2000억원 규모를 달성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며 “성장뿐만 아니라 보장성보험 확대를 통해 질적으로도 성장하면서 이익기반도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생명 본사 / 사진=김근현 기자
미래에셋생명 본사 / 사진=김근현 기자

◆ 미래에셋생명, ROE도 업계 하회...구체적인 밸류업 계획도 無

미래에셋생명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타 보험사 대비 낮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으로 나눠 계산한 값으로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성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삼성생명과 큰 차이 나지 않는 ROE 3.4%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올해는 1.3%에 머무르며 경쟁사보다 뒤처지고 있다. 지난해 높은 ROE를 바탕으로 2월 한때 주가가 6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또 신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수익성의 원천인 신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 보장성 보험 판매 활성화 전략을 추진했다. 또 CSM 배수가 높은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늘린 상품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줄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25.0% 줄었고, 누적 순이익은 66.5% 감소한 699억원을 기록했다.

K-ICS 비율도 10%p 넘게 빠졌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생명의 K-ICS 비율은 198.0%로 지난해 말 211.2%에서 13.2%p 하락했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도 4076억원에서 손실 전환해 149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부채 할인율 요소인 변동성조정(VA) 축소 영향이 컸다.

K-ICS 비율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 등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회사의 경영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이다. 생명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지급여력금액(자산-부채+내부유보자산)을 지급여력기준금액(책임준비금 4%+위험보험료의 3%)로 나눈 것’을 말하며, 여기서 책임준비금은 보험회사가 청산할 때 가입자에게 돌려주어야 할 돈으로 총부채를 말한다.

변동성조정(VA)는 최종 관찰 만기까지 할인율에 가산돼 부채를 할인하는 것을 말한다. 즉, 할인율 변동으로 인한 보험부채의 변동성을 일부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장치이다

‘자진 상장 폐지설’도 나온다. PBR이 0.28배로 저조한 상황에서 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잇따라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매입하고 있어서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율은 지난 2019년 5.06%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말 15.34%까지 늘었다.

현재 미래에셋그룹의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자 지분은 보통주의 57.39%다. 자사주 26.3%까지 포함하면 그룹의 ‘유효지분’은 83%대다. 계열사가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높이면 자진 상폐 신청 요건인 자사주 제외 지분율 95%를 충족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저가 매수 차원에서 꾸준히 매입 중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만 이뤄진다면 언제든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생명은 여전히 구체화된 밸류업 로드맵을 발표하지 않아 주가 부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화생명 본사 / 사진=김근현 기자
한화생명 본사 / 사진=김근현 기자

◆ 한화생명, 배당 재개했으나 기대에 못 미쳐

한화생명도 저PBR로 인해 생보사 Top2에 걸맞지 못한 주가를 보이고 있다. 14일 종가 기준 2595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2조원 대로 삼성생명 19조원 대와 차이가 크다. 실적도 좋지 않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연결 기준 72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보험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38% 감소했다. CSM과 위험조정액(RA) 상각액은 견조했으나, 손실부담계약과 발생사고 요소조정 등으로 인한 비용이 반영됐다.

PBR도 경쟁사와 비교해 코로나19 시기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IFRS17 도입 후 순자산을 회복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는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화생명은 타사 대비 관련 상품 비중이 여전히 높아 금리 리스크가 존재한다.

한화생명의 PBR은 0.17배를 기록 중이다. 타 생보사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과 동양생명은 각각 0.44배, 0.42배를 보였고, 미래에셋생명도 0.28배로 한화생명보다 높다.

한화생명은 상장 초기 PBR이 1배를 웃돌았다. 2010년 4월 26일 종가 기준 PBR은 1.88배로 최고점을 찍었다. 아울러 2013년 초까지만 해도 PBR은 1배 내외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점차 저PBR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17년 PBR이 0.8배까지 회복하기도 했지만, 2018년 이후 저금리 환경을 맞으며 무서운 속도로 추락했다.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낮아졌던 2020년 3월에는 PBR이 0.08배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 초 실적 회복과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기대감으로 PBR은 0.4배 수준까지 올랐으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0.17배로 내려앉았다.

배당도 재개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지만, 낮은 배당 성향으로 주목을 끌지 못했다. 증권가도 배당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기존 3500원에서 32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4000원에서 3500원으로 하향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CSM 조정이 지속 발생하며 잔액이 좀처럼 증가하지 못하고 있고, K-ICS 비율 및 해약환급준비금 등 배당 제약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주주환원에 대한 우려 요인이 먼저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이를 해결하고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제도 완화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한화생명은 금융당국에 해약환급준비금 제도 완화를 요청하고 있고, 미실현 손익의 상계 극대화와 관련해 유권해석 진행 등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화는 수익성에서도 삼성생명에 뒤처져

한화생명은 수익성 부분에서도 삼성생명에 뒤처졌다.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7.7% 증가했지만, 한화생명은 13.9% 감소했다. 삼성카드 실적을 제외하기 위해 삼성생명은 별도기준으로 보았다.

보험손익의 경우 CSM 잔액이 감소하면서 상각액이 작년 2170억원에서 2110억원으로 2.5% 감소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손실계약 부담 비용 등이 확대되며 예실차도 470억원 발생했다.

예실차는 '예정과 실제의 차이'의 줄임말로 손해율, 해지율, 사업비율, 할인율 등 IFRS17 계리적 가정에 따른 예상 금액과 실제 발생한 금액 간의 차이를 말하며, 예실차 이익(+)이 발생하면 예상보다 더 많은 이익이 실현되어 CSM(미래보험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반대로 예실차 손실(-)이 발생할 경우 CSM이 감소한다.

한국신용평가 김선영 수석애널리스트는 <한스경제>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수익성 차이가 아주 크지 않지만, 한화생명이 손실계약 관련 손익과 예실차가 분기별로 발생하고 있어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 포트폴리오도 영향을 미쳤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보장성보험을 많이 팔려고 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이것이 누적돼 나타나는 것이 보험 손익인데, 한화생명이 설계했던 것보다 보험금 지급이나 사업비 지출이 많았던 것이 손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K-ICS 비율도 많이 차이 났다. 삼성생명은 190~200%로 추정되지만, 한화생명은 이보다 낮은 164.5%를 기록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보험 부채가 금리 위험에 얼마나 취약한지 등이 K-ICS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데 한화생명은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보험을 다른 생보사보다 더 공격적으로 팔면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 부담이 커졌다”며 “운용에서도 삼성생명과 전략의 차이가 있었다”고 추정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자본 변동을 커버하지 못한 부분이 한화가 삼성보다 취약한 이유이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는 점도 자본 버퍼가 더 큰 결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이에 한화생명은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K-ICS 비율을 175% 이상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생명은 “신계약 CSM을 확대하고 재보험사 출재를 추진해 보험 리스크를 축소하고 투자 위험을 감소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한화생명의 장기 전망은 밝게 보고 있었다. 김선영 수석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만큼은 아니지만 견고한 대형 생명보험사 입지를 유지하고 있고, 다른 회사와 다르게 한화생명금융서비스라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이용해서 상품성이 좋은 것으로 보이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5~10년이 지나면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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