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매출·영업손실·영업손실률 동반 하락'도 부도 경고등 
박우람 회계사는 1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온라인 플랫폼 시장과 소비자가격 안정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홈페이지에 유동자산과 유동부채, 유동비율을 공지해야 한다고 봤다. 
박우람 회계사는 1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온라인 플랫폼 시장과 소비자가격 안정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홈페이지에 유동자산과 유동부채, 유동비율을 공지해야 한다고 봤다. 

[한스경제=이호영 기자] "미정산 우려(3년 간 유동비율 50% 하회)가 있는 이커머스 기업은 적어도 유동자산과 유동부채 수치, 유동비율만이라도 대다수의 소비자가 알 수 있게끔 온라인 플랫폼 홈페이지에 배너 등으로 공시해야 합니다." 

박우람 회계사(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1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온라인 플랫폼 시장과 소비자가격 안정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막으려면 이용 중인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건전성과 영업안정성 등 재무상황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면서 안 좋은 기업은 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채권자만 11만여명, 피해액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최근의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앞서 머지 포인트 사태 모두 소비자들 피해는 현실적으로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회피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며 "이를 미리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동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정기예금, 주식·사채, 판매대금, 대여금 등 1년 내에 환금될 수 있는 항목이다. 반대로 유동부채는 1년 내에 회사가 지불해야 할 대금 등을 말한다. 유동비율이 100%라는 것은 1년 이내에 정산대금 등을 현재의 유동자산으로 해소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보다 낮다는 것은 비유동자산을 매각한다든지 해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 부채를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박 회계사는 티메프를 포함해 지난 5년 동안 소비자 이용이 많고 중요한 10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을 확인해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재무정보가 공시되지 않았거나 롯데온(ON)이나 지에스숍(GS SHOP)처럼 백화점·홈쇼핑 등 다른 업종과 합산된 재무제표를 공시한 기업은 제외하고 최근 소비가 집중되는 버킷 플레이스(오늘의 집)와 발란 등을 추가했다. 

티메프처럼 미정산 사태를 빚은 인터스텔라(알렛츠), 티메프와 동일한 큐텐그룹 계열의 인터파크커머스는 2회만 영업 실적을 공개한 상태다. 

티메프 사태에서 보면 판매대금은 유동자산에 포함된 항목이고 정산대금은 유동부채 항목이다. 이 두 기업의 유동비율을 보면 위메프의 경우 2019년에는 98.6%에 달했지만 2022년에는 18.9%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티몬은 지속적으로 20%를 하회하면서 한번도 30%를 넘은 적이 없다. 

미정산 사태를 빚었던 인터스텔라도 이 유동비율이 35%다. 

최근 3년 동안 유동비율을 보면 미정산 사태를 빚은 플랫폼들의 유동비율 기준선이 더 확연해진다. 위메프 35.6%, 티몬 20.7%, 인터스텔라 35.1%다. 이 기간 기업들은 버킷 플레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65%를 상회한다. 

5년 간을 보면 쿠팡은 2020년과 2021년엔 689% 내외였다가 이후 유동비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80% 중후반대를 유지한다. 쓱닷컴(SSG.COM)은 2019년 150%이던 데서 낮아져 2023년엔 69%선이다. 11번가는 2023년을 제외하면 100%를 초과하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버킷 플레이스는 2021년 유동비율이 20%로 악화됐지만 최근엔 40%대로 개선됐다. 에이블리는 해마다 변동성이 있는 편이다. 2023년 버킷 플레이스 유동비율은 77%로 전기 대비 2배 개선됐다. 인터파크커머스는 112%다. 발란은 2020년 240%로 높은 유동비율을 보이다가 최근엔 40.7%로 악화됐다. 

박 회계사는 "유동비율이 25%를 하회하는 수준이면 미정산 사태로 이어질 개연성이 다소 높다고 볼 수 있다"며 "투자를 받거나 영업 실적이 개선되면 유동비율은 크게 개선되지만 이렇지 못할 경우 유동비율도 악화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 유동비율은 미정산 위험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유동비율은 단기 안정성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50%가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동비율을 50% 이상 3년 동안 유지를 최소 기준으로 삼아서 3년 평균 유동비율이 50%에 못 미칠 경우 재무정보를 자체적으로 공시해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실적 공시 "매출·영업손실·영업손실률 동반 하락"도 미정산 지표 

이외 추가로 미정산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재무 정보로는 매출과 영업손실, 영업손실률이 있다. 무엇보다 박 회계사는 매출 하락과 영업손실 확대, 영업손실률 악화가 동반되는지 여부로도 이를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위메프·티몬 등 10개 기업 손익을 분석한 결과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기업들은 지속적인 매출 하락과 영업손실 확대, 특히 40~50%를 초과하며 악화된 영업손실률을 보인다"며 "중요한 것은 성장세인 기업들은 영업손실률이 악화되더라도 매출이 확대되는 흐름이거나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더라도 10% 내외의 영업손실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티메프처럼 인터스텔라도 다른 플랫폼 기업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영업손실률이 40~70%대로 높다. 

심지어 티몬 경우엔 2023년에 재무 실적이 악화돼 감사인과의 견해 차이로 공시 기한을 어겨 3월 중순경 공시해야 하는 재무 정보를 2024년 9월에서야 발표했다. 위메프 경우 2019년 4653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2023년엔 73% 감소한 1268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손실도 758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티몬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었다. 특히 영업손실은 2019년 746억원에서 2022년 1526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이들 두 기업은 매출 하락과 영업손실이 동반됐다.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면서도 매출이 계속 성장한 쿠팡이나 쓱닷컴의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초기엔 위메프·티몬과 함께 소셜커머스 시장을 이루기도 했던 쿠팡은 2019년 매출 7조원, 영업손실률 10.5%에서 2023년엔 매출 30조원, 영업이익률 2.7%로 성장했다. 11번가도 영업이익률은 기타 비용 증가로 점점 떨어지는 추세지만 반대로 영업수익은 증가세다. 

쿠팡·쓱닷컴과는 기업 규모 차이가 크긴 하지만 특정 카테고리를 취급하며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들도 대부분 영업이익률이 나빠도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성장세다. 버킷 플레이스(인테리어 특화)는 영업손실률이 약 13~33%로 안 좋지만 2023년엔 5%대까지 줄였고 매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돼왔다. 마찬가지로 발란(명품 특화)이나 에이블리(패션 특화)도 영업손실률은 20~70%대에 이른다. 다만 발란은 최근에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에이블리도 매출 성장을 거듭하며 2023년엔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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