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일반보험손익 적자...기타포괄손익누계액·해약환급준비금 하락
SK증권,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 5700원 유지
자본관리 부담 높아...“제도적 변화 없다면 연말 배당 불확실성 지속될 것”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나채범 대표이사의 여성 특화보험 확대 전략 성공으로 3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그러나 자동차·일반보험손익의 적자와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해약환급준비금 역시 하락했고, 주주환원 재원 부담으로 연말 배당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12일 한화손보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자본 부담으로 배당 불투명성이 높다고 진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화손보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보험손익 증가와 투자손익 확대를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4% 증가한 91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분기에 비해 29.9%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2537억원보다 36.3% 증가한 3457억원을 달성해 상반기 최대 실적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3분기 누계 매출액은 전년 동기 3.0% 증가한 4조350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예상한 추정치와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이다. 한화증권은 배당수익이 양호하고 기타사업비가 적게 소요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보험손익은 882억원으로 보험금과 사업비 모두에서 예실차가 개선되고 손실계약부담비용이 축소하면서 56%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35.3% 감소한 것이다. 보험손익이 증가한 이유는 장기보험 개선 때문이다. 채널 경쟁력 강화와 상품·서비스 차별화에 따른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개선됐다. 다만 단기계약(PAA) 손익은 일반보험의 고액사고와 자동차 보험료 인하의 누적 효과로 인해 68% 감소했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사업비와 실제로 발생한 보험금·사업비의 차이를 뜻한다. 이 값이 작을수록 보험사가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부채를 산출하는 데 있어 필요한 손해율, 유지율 등 계리적 가정값을 정확하게 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IFRS17에선 보험사들이 약간의 예실차 이익을 보기 위해 계리적 가정값 산출에 심혈을 기울인다.
장기보험손익은 69% 증가한 897억원이었다. 키움증권과 SK증권은 3분기 중 손실계약비용은 약 174억원으로 경상적 수준에 머물렀으나, 전년 동기 발생한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등 반영에 따라 대규모 손실계약비용이 발생한 기저효과로 전체 장기보험손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신계약은 인보험을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5%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보다는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보다 수익성이 양호한 여성 건강보험 판매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되면서 신계약서비스마진도 개선됐다. 이에 신계약 CSM은 1807억원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CSM은 보험 계약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핵심 중 하나로, 최근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되면서 보험업계 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자동차손익은 보험료 인하와 계절성 손해액 증가로 인해 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한화손보의 자동차손익이 적자를 보였지만, 신규계약 증가와 갱신율 개선으로 이익 감소 폭은 방어한 것으로 평가했다. 일반손익 역시 1건의 고액사고가 발생하면서 12억원 적자를 지속했다.
반대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과 해약환급준비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가파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직전 분기보다 687억원이 줄었다. 또한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 내 해약환급준비금 비중이 81%에 달하며 당기순이익을 초과해 배당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지급여력비율(K-ICS)의 경우 후순위채 3500억원 발행으로 약 12%p의 비율 개선 요인이 발생했지만 ▲금리 하락으로 인한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 ▲실손 해지·금리 관련 CSM 조정으로 인한 1398억원 감소 등 요인으로 3분기 기준 경과조치 전 약 17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경과조치 후에는 215%로 증가해 업계 평균을 밑돌지만,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6월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을 보면 국내 53개 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17.3%로 지난 분기말 보다 6.3%p 떨어졌다.
하지만 무·저해지보험 가이드라인 등이 적용될 경우 최선추정부채(BEL)은 약 2200억원 증가하고, CSM은 1900억원 감소, K-ICS 비율 측면에서도 약 5~6%p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자본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더불어 현재 한화손보의 12개월 선행 PBR은 약 0.17배로 저평가 상태다. 수정 ROE가 8.3%로 안정적이나, 낮은 배당가능이익과 자본 구조가 주가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배당 정책 및 자본 구조 개선을 통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 또한 주주환원 관련 배당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서 목표 주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SK증권은 이날 한화손보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57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손보는 3분기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자본 관리 부담이 지속되는 현 상황과 한화생명이 보유한 우선주 배당까지 고려하면 배당 기대감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본성증권 발행, 재보험 출재 등을 통한 자본력 제고,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해약환급준비금 등 제도적 변화가 없다면 2024년 배당가능이익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 임연희 애널리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한화손보의 본업 성장은 괄목할 만하나 연말 배당 불확실성은 부담 요소라고 진단하면서 목표주가 5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각각 유지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본업은 역대급으로 잘 나가는 중인데 연말 배당 불확실성은 부담요소”라며 “충분한 재원만 확보한다면 업계 평균 수준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승 정당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 요인은 내년 감익 개연성과 주주환원 재원 관련 불확실성”이라며 “감익 요인은 올해 의료파업으로 인한 예실차 소멸 및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CMS 감소이지만 이는 업계 공통 요소이고, 중장기적으로 연 10% 수준의 주당배당금 증가 목표를 지난 상반기 공시했으나, 현재 주주환원 재원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키움증권 안영준 애널리스트도 “한화손보는 과거보다 강력해진 펀더멘털이 확인되고 있으며,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포지셔닝으로 안정적인 신계약 실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적은 견조하나 배당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는 규제 완화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투자의견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 목표주가 5500원을 유지했다.
김도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한화손해보험의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며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위한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내다보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 주가 6400원을 유지했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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