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럼프 한마디에 조선주, 급등세에 커진 뱃고동 소리
11일부터 2거래일 연속 하락..."차익매물 실현 발생"
한화오션·삼성중공업·HD현대미포 등 다시 반등
한화오션을 비롯해 국내 조선업계의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호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창정비 수행을 위해 입항하는 모습. /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을 비롯해 국내 조선업계의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호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창정비 수행을 위해 입항하는 모습. / 사진=한화오션.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조선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당선 직후부터 연일 급등세를 보이던 조선주는 주춤하는 듯했지만, 반등에 성공하면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안보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을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 대통령에게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보수와 수리, 정비(MRO) 분야에서 긴밀한 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MRO는 국내 조선업계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미래 먹거리다.

트럼프 당선인 발언에 국내 조선주들은 연일 강세를 이어갔다. 14일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 한화오션은 7일 21.76% 급등한데 이어 8일(+6.94%), 11일(+3.03%) 상승하면서 3거래일간 30% 넘게 올랐다. 

한화오션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주들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연일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은 17%, HD현대중공업은 16% 올랐다. 현대힘스의 경우 52%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12일부터 이틀간은 하락하면서 주춤한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이후 12일(-1.34%)에 이어 13일은 8.15%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HD현대미포는 3.31%, 삼성중공업은 5.05% 떨어졌다. 현대힘스도 12.9% 하락했다. 

다만 이번 하락은 일시적이라는 분석이다. iM증권은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됐던 한화오션과 HD현대미포,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발생해 하락 마감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1일부터 한화오션의 기관 순매도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기관은 3일간 총 626만주가량의 매도물량을 내놨다. HD현대미포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동향이 엇갈렸다. 기관은 하락 이후 즉각 매수세로 돌아선 반면 외국인은 매도 후 13일부터 다시 일부 매수로 돌아섰다. 7일 이후 외국인 보유율은 21.21%에서 20.96%로 소폭 감소한 상태다. 

약세를 보이던 조선주는 14일 다시 반등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14일 오후 2시 기준 3만7750원에 거래되면서 전일 대비 11.69% 오른 모습이다. 삼성중공업도 전일 대비 3.38% 오른 1만1610원에, HD현대미포는 전일 대비 2.59% 상승한 1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수주잔고 증가, 신조선가 상승 등으로 수년만에 찾아온 조선주 대세 상승기에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선주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에 이어 12일에도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12일 발표 내용은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 함의 정기수리 사업 수주였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함정 MRO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미국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에서 발주한 MRO 2건 모두 수주하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관련 수주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HD현대 조선 3사의 성장을 기대했다. 그러면서 3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HD한국조선해양은 29만원으로, HD현대중공업은 26만원으로, HD현대미포는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의 강세가 유지되고 있어 향후 2~3년간 고가 선박 매출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미 해군과 창정비협약을 체결해 향후 5년간 관련 함정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도 획득한 바 있다.

HD현대 3사를 비롯해 국내 조선주의 향후 전망은 밝다. 이한결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출범 이후 중국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군함 정비 및 유지보수 분야에서 쇠퇴한 미국 조선업을 보조할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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