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협 세미나 "통상환경 악화 불가피…한미FTA 개정 요구에도 대비해야"
미중 디커플링 심화, 과격한 관세조치, IRA의 축소폐기 등 美우선 예상
"변화된 정치 지형에 맞춰 한미 협력관계 전략적 가치 널리 알려야"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가 13일(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에서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가 13일(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에서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국무역협회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무역불균형 문제부터 대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를 들면 수입품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법 122조, 미국 상거래를 차별하는 국가에 최대 5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관세법 338조 등의 법령에 근거해 미국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기 위한 관세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장은 13일 한국무역협회가 마련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에서 트럼프 2기 통상정책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며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에 취임하는 즉시 관세정책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해소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트럼프 2기의 주요 관세 정책으로 보편적 기본관세, 대중국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상호주의 관세를 꼽았다.

그는 “트럼프 2기의 글로벌 관세정책으로 인해 대(對)미 수출 감소는 중국, 캐나다‧멕시코, EU, 한국 순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미국의 보편적 관세 인상은 물가 상승, 달러화 강세로 미국 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으로, 한국에는 상호주의 관세나 원활한 생산 조정과 전환 등에 따라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김 실장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기반으로 한 관세정책 시행으로 한국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공화당은 정강정책으로 자동차 산업의 보호를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물가 압력 등을 이유로 보편적 관세나 상호주의 관세 시행이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되면 국가안보를 근거로 추가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국가안보 관련 제 232조를 근거로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공고한 바 있다.

김 실장은 “당시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관세를 권고하는 초안을 제출했지만 추가 조치 없이 법정 기한 초과로 절차가 종료된 바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자동차 등의 산업에 대한 조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차기 미국 정부의 통상정책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정권이 교체되며 기대했던 이익이 줄고, 다양한 관세조치로 통상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트럼프 2기에는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외교로 지정학적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으로 글로벌 경제안보에 대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한국, 일본, EU, 멕시코‧캐나다 산 자동차, 자동차 부품을 지목한 만큼 한국도 관세조치 대상 국가에 포함될 수 있고 한미 FTA 개정 요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는 13일(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는 13일(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 한국무역협회

미국 대선 의미와 미국 사회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은 양극화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인플레이션을 문제삼아 132년 만에 대선 패배 후 재선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이 됐다”며 “향후 인플레이션 해결이 관건이지만 의회까지 공화당 접수가 유력한 상황에서 감세법안 연장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축소폐기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을 좌장으로 박지형 서울대 교수, 강준하 홍익대 교수, 서정건 경희대 교수,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연구실장이 참여해 미‧중 통상마찰 전망과 글로벌 통상환경, 차기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변화, 감세를 포함한 경제정책 등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는 2024년 미국 선거 결과의 의미와 향후 한미 간 무역투자, 글로벌 통상질서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무역협회 이인호 상근부회장, 학계, 현대자동차, 세아제강,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등 미국 진출 기업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인호 무협 부회장은 “그동안 양국 지도자들은 한미 안보‧경제동맹의 성과를 높이 평가해 왔으며, 트럼프 당선인도 한국 기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양국 간 협력의 실익이 크다는 점을 잘 알 것”이라며 “행정부뿐만 아니라 연방의회도 공화당이 모두 장악한 만큼 변화된 정치지형에 맞춰 대미 아웃리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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