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대웅·한미…유한·SK바이오사이언스 '반등 예상'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대부분 성장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창립 이후 처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 1038억원, 영업이익은 655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15% 성장했다.
분기로 살펴보면 2분기 매출액은 1조 1569억원, 영업이익은 43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30% 성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수주 확대가 견인했다. 벨기에 제약사 UCB와 3819억원 규모의 증액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7건의 신규·증액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미국 소재 제약사와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인 1조 4637억원 규모의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반기 역시 역대 최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 측은 "4공장 가동률 상승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 확대 등으로 올해 매출 4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셀트리온 역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9% 증가한 8747억원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60.39% 감소한 725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후속 제품들의 고른 매출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재고 합산에 따른 일시적 원가율 상승과 무형자산 상각 등으로 이익은 감소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03.6% 증가한 774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램시마를 비롯한 시밀러 제품의 성장 영향이다.
또한 미국 시장에 선보인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는 지난 6월부터 보험 환급이 시작돼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매출이 증가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2곳과 사·공보험 등재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나머지 한 곳은 사보험 체결만 앞두고 있다. 이로써 미국 전체 보험 가입자 80% 정도의 커버리지를 확보한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에 따른 대규모 무형자산 판권은 2분기를 기점으로 상각 완료됐다"며 "매출 증가세와 기존 재고의 빠른 소진으로 영업이익 상승이 본격화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무난한 실적의 전통 제약사
대웅제약은 3대 신약을 발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3255억원, 영업이익은 49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01%, 37.1% 증가했다.
제품별로 살펴 보면 나보타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31억원, 펙수클루는 332억원을 기록하며 165% 급증했다.
대웅제약 측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펙수클루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주요 품목의 매출 호조와 자회사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781억원, 영업이익은 581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영업이익은 75.3% 늘었다.
한미약품은 주요 제품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과 고혈압 치료 복합제 '아모잘탄 패밀리'가 2분기 각각 511억원, 362억원의 매출 달성했다.
'국내 대표 연구개발(R&D) 제약바이오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 2분기 매출의 13.8%인 523억원을 R&D에 집행했다.
중국 법인 북경한미약품은 매출액 987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6%, 15% 증가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견고한 R&D 역량과 자체 개발 의약품의 우수한 제품력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가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반등이 기대되는 기업들
유한양행은 올 2분기 외형은 성장했지만, R&D 투자 증가로 수익성은 감소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5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35.5% 감소했다. 항암제 후보물질 도입 등으로 R&D에 535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반기 반전이 기대된다. 유한양행이 진행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과 존슨앤존슨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여부가 이달 22일 내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렉라자 병용요법이 미국 허가를 획득하면 유한양행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 하반기 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이 미국과 유럽에서 렉라자를 출시하고 수령할 마일스톤을 합산하면 약 700억원이다"며 "렉라자의 국내 영업까지 합산하면 렉라자의 연간 매출액은 1000억원을 상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268억원이다. 영업손실은 199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대상포진 백신 수요 증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와 백신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질병청은 10월 중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의 코로나19 신규 백신을 도입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손잡고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한적인 매출 성장과 투자 비용 증가로 실적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연내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의 임상 3상 진입, 안동L하우스 증축을 통한 cGMP 수준 생산시설 확보 등의 모멘텀이 유효해 향후 성과에 따라 기업가치를 재평가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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