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파이프라인, 지속가능 성장 중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반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신약개발 지속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781억원, 영업이익 58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75.3% 증가했다. 당기 순이익은 4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6% 늘었다.
한미약품 측은 올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예상 매출액은 1조 6281억원, 영업이익은 2605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9.2%, 영업이익은 18.04% 오른 수치다.
회사 안팎으로 호실적이 전망되고 있지만, 이같은 장밋빛 미래는 경영권 분쟁에 가려지고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등 이른바 '대주주 연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29일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약품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임시 주총 소집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정원을 늘리기 위함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정원 10명으로, 대주주 연합은 12명으로 늘리고 사내이사 2명과 기타 비상무이사 1명 등 총 3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대주주 연합 측은 "이번 안건 의결을 통해 한미약품그룹 경영 상황을 안정시키고 대주주와 전문 경영인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형 선진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지난 30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이미 가동되고 있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사실상 이사회 증원 안건을 반대했다.
오너일가 간 표 싸움이 재발발 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일반 주주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신약개발 등 경영 전반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증권가에서도 경영권 분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견조한 실적과 파이프라인 임상 순항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회사 측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연구개발은 순항 중이라고 주장한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견고한 연구개발 역량과 자체 개발 의약품의 우수한 제품력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연말 비(非)인크레틴 작용 기전의 신개념 비만 치료제 임상시험 결과 발표 외에도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 바 있는 비만 치료제 'LA-TRIA(HM15275)'의 경우 내년 미국당뇨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ADA)에서 1상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LA-TRIA는 신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위 억제 펩타이드(GIP)/글루카곤(GCG) 기전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이다. 전임상에서 39.9%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15%)와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25.3%) 대비 높은 체중 감소 효과다.
이외에도 머크에 기술 수출한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 듀얼 아고니스트의 임상 2b상 결과가 2026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올해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업은 앞으로도 잘해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영권 문제가 일단락 돼야 회사 안팎으로 믿음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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