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도 10%대 증가 전망
카나브‧케이캡 코프로모션 결실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중견 제약사 보령과 HK이노엔이 올해 나란히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노린다. 각자 주력 품목을 내세운 코프로모션(공동판매) 전략이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됐다는 평가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보령의 올 3분기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2672억원, 영업이익은 7.3% 성장한 198억원이다.
보령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564억원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20.8% 상승한 1조 3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첫 매출 1조원이라는 목표 달성이 가시권에 든 것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 중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은 지난해 기준 6곳(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에 불과하다. 보령의 연간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21년 6273억원, 2022년 7605억원, 지난해 8596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왔다.
특히 보령의 올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은 HK이노엔과의 코프로모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각 사의 주력 품목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에 대한 공동 영업을 결정했다. 대상 품목은 카나브 제품군 4종(카나브, 듀카로, 듀카브, 듀카브플러스)와 케이캡 전 제품(케이캡정, 케이캡구강붕해정)이다.
두 제품은 모두 연간 매출 1000억원이 넘는 각 사의 주력 품목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카나브 제품군의 지난해 처방 매출액은 1503억원, 케이캡은 13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0호 국산신약 케이캡은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지난 2019년 국내 출시된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7611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출시 이후 4년 연속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HK이노엔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7.9% 상승한 2327억원, 영업이익은 11.5% 늘어난 250억원으로 전망된다. 누적 매출액은 6646억원이다.
그 동안 파트너 변경(종근당→보령)과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제일약품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등 P-CAB 기전 약물 확대에도 불구하고 케이캡의 지속적인 성장이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경쟁 P-CAB들이 EE(미란성 식도염)에만 허가를 받은 반면 케이캡은 EE는 물론, NERD(비미란성)까지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HK이노엔의 경우 올해 연매출은 전년 동기 10.3% 늘어난 9150억원으로 아쉽게도 1조원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케이캡의 미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향후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 2021년 미국으로 기술이전한 케이캡은 현재 비미란성 식도염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이 마무리됐고 미란성 식도염 임상도 연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는 케이캡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이 늦어도 오는 2025년 중순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오는 2026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급의 제약사들이 손을 맞잡아 양사 모두 매출을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괄목할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업 간 코프로모션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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