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하루' 맞이한 韓 증시...시총 상위 종목 모두 폭락
증권가 "美 고용, 자발적 사직이 실업 주도...자연재해 영향도"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미국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로 혼란에 빠지면서, 국내 증시도 '검은 월요일'을 맞이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급락하며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에 이어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해 증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에 증권가는 향후 미국 증시 전망에 주목해야 하나, 최근 드러난 경기 둔화 신호를 침체기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놨다.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경기 침체 우려에 '검은 금요일'을 맞이하면서, 국내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5일 오전 코스피200선물지수의 올해 최초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코스닥150선물지수가 오후 1시 5분경 사이드카 발동으로 거래가 전면 중지됐다. 이어 오후 1시 56분에는 코스닥이, 오후 2시 14분에는 코스피에 차례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돼 관련 거래가 중단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00분 코스피 200선물지수 변동으로 5분동안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사이드카 발행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일 대비 18.65pt 내린 348.05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에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 2020년 3월 23일 이후 4년 반만의 일이다.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오후 1시 5분 코스닥150선물지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발동 시점 기준 코스닥 15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78.4p(6.01%)내린 1225.60, 코스닥150지수는 80.87p(6.23%)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사이드카는 코스닥150선물 가격이 기준 대비 6%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거래일 최종수치 대비 3% 이상 동시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하게 된다.
이후 낮 오후 1시 56분 코스닥 지수는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가량 내린 상태가 1분간 지속돼 서켓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 지수는 발동 당시 전 거래일 대비 62.81p(8.06%) 하락한 716.53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도 오후 2시 20분 전일 종가 지수대비 8%대 급락한 2459.22선까지 내리며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지수가 전거래일 종가 대비 8% 이상 폭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발동되며 선물옵션, 글로벌 선물 등을 비롯한 모든 거래가 20분간 중단된다.
서켓 브레이커 발동 이후에도 내림세를 지속한 코스피와 코스닥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234.64p(8.77%) 하락한 2441.55, 코스닥은 전일대비 88.05p(11.3%)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0.30% ▼SK하이닉스는 9.87% ▼LG에너지솔루션은 4.17%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1% ▼현대차는 8.20% ▼삼성전자우는 9.52% ▼셀트리온은 5.73% ▼기아는 10.08% ▼KB금융지주 7.69% ▼신한지주는 7.53% ▼포스코홀딩스는 11.78% 내렸다.
증권가는 미국의 '검은 금요일'이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이후 미국 고용과 금리 흐름을 살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대준 연구원은 "지수 레벨이 연저점에 닿은 것은 아니지만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른 점이 우려스럽다"며 "시장 대응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과연 코스피가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인지에 있다. 현재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코스피는 2620p에서 1차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실업률로 계산된 샴의 법칙 수치는 0.53으로 고용 침체를 시사하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지금 당장은 경기에 민감한 시클리컬(경기 민감) 업종을 담기보다 방어력이 강하고 수익성이 높은 저베타(시장 민감도가 낮은) 퀄리티로 포트폴리오를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의 황수욱 연구원도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와 7월 제조업지수(ISM)가 급락하면서 시장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제조업지수(ISM)에 대해 "최근 샴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고용지표에 주목하며 리세션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시장에게 가장 악재로 해석될 수 있는 결과"라면서 "특히 샴룰 관점에서 해고가 늘면서 실업률이 상승하는 것을 경계하는 상황이다. 5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ISM 서비스업지수까지도 단기적으로 시장이 더 민감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증권가는 최근 미국 고용과 경기 지표가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침체기로 판단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화투자증권의 임혜윤 연구원은 "과거 침체 당시에는 해고가 늘어나고, 자발적 사직이 줄어들며 노동 시장 진입은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고보다 노동시장 진입이나 자발적 사직이 실업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번 고용 지표를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7월 고용 지표가 과거와 달리 자연재해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투자자들의 우려가 과도한 것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대신증권의 문남중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를 가늠하는 지표인 샴의 법칙은 7월 실업률(4.3%)를 반영시 0.53%p로 경기 침체를 시사하기 시작했다"며 "7월 실업률이 허리케인 베릴 영향에 따른 텍사스 경제 마비 등의 영향으로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GDP가 큰 폭 개선돼 샴의 법칙이 미국 경기 침체를 제대로 가리키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차가 날 수밖에 없다. 이는 해석의 논란과 함께 우선적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해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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