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별, 이번주부터 주 1회 휴진
"집단행동 멈추고 대화 참여" 촉구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을 시작할 예정이다. 빅5 병원 의대 교수들도 주 1회 근무 휴직을 예고하고 있어 의료 공백 확대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 별로 당장 이번주부터 주 1회 외래 진료 휴진도 추진한다. 또한 차후 주 1회 진료와 수술 모두 중단하는 '셧다운'도 논의 중이다.
◆25일부터 무더기 사직 시작
전국 20여개 대학 비대위원장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25일부터 각 대학별로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 등에 반대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지 한 달이 되는 날이다. 대학별로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들은 민법상 사직서를 제출한지 한달이 경과하면 수리되지 않아도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25일을 사직 D-day로 잡고 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부속 8개 병원교수들은 오는 26일 학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부속 병원은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이 있다.
가톨릭대 비대위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교수들에게 사직서를 받아 보관해 왔으며, 이를 26일에 학장에게 직접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빅5 병원도 주 1회 휴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30일부터 주 1회 휴진에 들어간다. 서울아산병원 교수 등이 속한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당장 사직하기 어려운 교수들은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이미 휴진을 결정한 경우들이 나오고 있다.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이번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쉬기로 결정했다. 원광대병원 비대위는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수술을 중단하며 다음달 3일부터는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보지 않는다.
전의비는 "주당 70~100시간 이상의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하기로 했다"며 "휴진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주일에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셧다운' 방안도 추후에 재논의한다.
◆"원점 재논의 요구는 유감"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소식에 정부는 전공의 때와 마찬가지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수리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역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집단행동을 멈추고 발전적이고 건설적인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번주 발족하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꼭 참석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또한 의대 정원 증원의 경우 이미 정부가 각 대학별로 모집 인원의 50~100% 범위에서 재량을 허용하며 한발 물러섰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는 의료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협,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단체에 의료계와 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도 제안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며 1대 1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며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어떤 형식이든 무슨 주제이든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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