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 스포츠단 야구, 축구, 농구, 배구 최하위
과거 영광 되찾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투자
단발성 투자 아닌 효율적이고 꾸준한 투자 중요
4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 경기에 걸린 걸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4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 경기에 걸린 걸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한때 국내 프로스포츠를 평정했던 삼성 스포츠단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은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전 종목에서 최하위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한국스포츠경제는 삼성 스포츠단의 부진 이유를 면밀히 들여다봤다. 마지막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2가지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자다. 투자 없인 성과도 없다는 게 프로스포츠 시장의 논리다. 삼성 스포츠단 추락의 가장 큰 원인도 결국 투자 축소다. 따라서 현재 삼성 스포츠단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투자다. 하지만 단발성 투자로 그쳐선 안 된다. 효율적이고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삼성 스포츠단은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부진이 심화됐다. 2014년 4월 축구단을 시작으로 그해 8월 남녀 농구단, 2015년 6월 배구단, 2016년 1월 야구단 순서로 제일기획 산하에 들어갔다. 제일기획 체제에서는 합리적인 운영이 강조됐다. 그러다 보니 투자에 인색해진 게 아니냐는 평가들이 줄을 이었다.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의 2023시즌 소속 선수 전체 연봉(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은 83억3400만 원이다. SSG 랜더스(94억8200만 원)에 이어 2위다. 지난해 역시 98억8200만 원으로 전체 2위였다. 그러나 연봉 총액 이외 선수단 운영비 측면에선 꽤나 보수적으로 임했던 탓에 성적도 동반 하락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리그 10개 구단 중 최하위(30승 48패)에 머물러 있다. KBO리그 역사 41년 만에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할 위기에 놓여 있다.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활약에 비해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들이 팀 전체 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으나 팀 승리에 기여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는 불펜 투수진과 내야진이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고액 연봉자들로 인해 좀처럼 보강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김시래.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김시래.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의 경우 한국농구연맹(KBL)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3-2024시즌 선수 등록 마감 결과를 보면, 선수단 총보수는 20억8300만 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그쳤다. 주전 가드 이정현(36)은 2022-2023시즌 보수총액 7억 원(리그 5위)을 받았다. 김시래(34)도 보수총액 5억 원을 기록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2021-2022시즌 10개 팀 중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22-2023시즌도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서울 삼성 썬더스 고액 연봉자들의 활약엔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1.7득점 3.9어시스트 2.8리바운드에 그쳤다. 김시래는 시즌 내내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평균 7.0득점 3.2어시스트 2.2리바운드에 머물렀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블루윙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블루윙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 블루윙즈 역시 투자에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지난 시즌 연봉 현황을 보면 수원의 연봉 지출 총액은 8위(88억7583만9000원)에 그쳤다. 리그에서 일부 시·도민 구단들보다 돈을 쓰지 않았다. 당연히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21라운드를 마친 시점으로 K리그1 최하위(2승 5무 14패·승점 11)다. 역사상 첫 K리그2(2부) 강등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다.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에 따른 전반적인 선수단 질 저하를 겪고 있다.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던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이제 옛말이 됐다. 현역 국가대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전직 국가대표 선수도 찾기 어렵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하는 투자마저도 번번이 실패하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도 몸집을 줄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2023-2024시즌 선수등록(1차) 공시 자료를 보면, 삼성화재 선수단 연봉 총액은 18억7800만 원에 불과하다.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다.

과거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남자부의 절대강자였다. 실업배구 77연승, V리그 11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 및 8회 우승(2005·2008~2014년)이라는 전인미답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현재 옛 기운은 사라진 지 오래다. 2020년부터 이적시장에서 지갑을 닫아버렸다. 지난 두 시즌에는 이적시장에서 아예 돈을 쓰지 않았다. 자유계약선수(FA) A등급 선수를 영입하지 않은 유일한 구단이다. 결국 2020-2021시즌 최하위, 2021-2022시즌 6위, 2022-2023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며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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