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지찬. /삼성 제공
삼성 김지찬. /삼성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지옥 훈련’을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 특히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날린 박진만(47) 삼성 감독은 누구보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박진만 감독 체제의 삼성은 수비 기본기 향상을 목적으로 단내 나는 훈련을 했다. 박 감독은 "결국 수비력이 뒷받침돼야 상위권에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 강훈련의 효과가 나타났다. 삼성은 4월 한 달 동안 실책 9개에 그쳤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한 자릿수 실책을 기록했다. 5월에도 9개의 실책만 범했다. 롯데 자이언츠(8개)에 이어 최소 실책 2위였다. 삼성은 투타 지표가 리그 평균 이하임에도 견고한 수비력 덕분에 중위권 싸움을 했다. 수비가 곧 삼성의 경쟁력이었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지자 단단하던 수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삼성은 6월 들어 실책을 무려 22개나 범했다. 리그 평균(15개)을 웃돌았다. 6월 실책 최다 1위 불명예를 썼다.

삼성은 지난달 14일 LG 트윈스전부터 17일 KT 위즈전까지 매 경기 실책을 기록했다. 특히 16일 KT전에선 5-1로 앞서다 실책 3개로 자멸하며 6-7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8일 롯데전에서도 실책 3개를 범하며 6-9로 졌다.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실책 3개를 저지르며 4-10으로 대역전패 했다.

타선이 침체한 상황에서 수비까지 흔들리니 승부처에서 속절없이 무너진다. 삼성은 6월에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0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삼성은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프랜차이즈 유격수 김상수(33)를 붙잡지 않았고, 지난 4월엔 3루수 이원석(37)을 키움 히어로즈로 보냈다. 현재 삼성 내야진에 베테랑은 오재일(37)과 강한울(32)뿐이다. 하지만 내야진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 둘은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20대 초반의 유망주들은 한계가 뚜렷하다.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안정감이 떨어진다. 국가대표 2루수 김지찬(22)은 28일 롯데전에서 실책 3개를 범하는 등 6월에만 실책 7개(전체 1위)를 저질렀다. 2년 차인 김영웅과 이재현(이상 20)도 6월에 각각 실책 4개와 3개를 범했다.

삼성은 지난달 22일 이후 줄곧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2일 오전 기준 9위 KIA와 격차는 5.5경기까지 벌어졌다. 반등을 위해선 수비 불안 해소가 급선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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