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리그 최하위인 삼성 라이온즈와 수원 삼성
막강한 자금력과 투자는 옛말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이정인 기자] 한때 국내 프로스포츠를 평정했던 삼성 스포츠단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은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전 종목에서 최하위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한국스포츠경제는 삼성 스포츠단의 부진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봤다. 우선 삼성 스포츠단의 대표 주자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부진 이유를 투자적 시각에서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삼성 스포츠 왕국이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을 탄 건 2010년대 중반부터다. 삼성그룹이 2014년부터 산하 스포츠단의 통합 관리를 추진하며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팀들의 지분을 합쳐 제일기획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후 각 종목에서 부진한 성적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게 2016년 무렵이다.

2002~2014년 동안 4년 연속(2011~2014년) 우승을 포함해 총 7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우뚝 섰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이 큰 폭으로 추락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2014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2015시즌 준우승을 거뒀던 삼성은 2016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9위(65승 1무 78패)로 추락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삼성 라이온즈의 선수단 운영비는 2015년 423억5055만7907원에서 2016년 329억4568만8932원으로 크게 줄었다. 22% 안팎 쪼그라든 것이다. 2017년 370억7373만7256원을 기록한 구단 운영비는 2019년 다시 한번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19년 선수단 운영비는 252억8210만2310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2019년 9월 삼성 전력분석팀장 출신의 허삼영(51) 감독이 사령탑에 선임됐지만, 팀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이듬해에도 8위(64승 5무 75패)에 그쳤다.

물론 2017년 강민호(38), 2020년 오재일(37) 등 틈틈이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있었으나, 선수단 운영비 감소에 따라 선수층도 얇아졌다는 게 야구계 시각이다. 올해 삼성은 28승 47패(6일 오전 기준)로 꼴찌에 머물러 있다. 삼성 투타 핵심인 베테랑 오승환(41), 오재일, 우규민(38)은 에이징 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노장들이지만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들은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이 선수 육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건 더 큰 문제다. 삼성은 퓨처스(2군) 리그에서도 꼴찌(남부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 팀 타율은 2군 리그 전체 꼴찌(0.245), 팀 평균자책점은 11개 팀 중 10위(5.73)에 그치고 있다. 1군에서 공백이 발생했을 때 2군에서 불러 올릴 만한 선수 거의 없다는 건 구단이 전략적인 선수단 구성에 실패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병수 수원 삼성 블루윙즈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수 수원 삼성 블루윙즈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1(1부) 수원 삼성 블루윙즈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승 4무 14패 승점 10으로 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쳐져 있다. 수원 삼성은 K리그 우승 4회(1998·1999·2004·2008년)와 대한축구협회(FA)컵 최다 우승(2002·2009·2010·2016·2019년)을 보유하고 있는 명문이지만, 그 위상은 최근 땅에 떨어졌다. 2015시즌 리그 2위로 선전했던 수원은 2016시즌 7위에 그쳤고 2017시즌 3위로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꾸준히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2015시즌 K리그 연봉 현황을 보면 수원 삼성은 선수단 연봉 총액 부문에서 2위(87억3858만8000원)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시즌 수원의 연봉 지출 총액은 8위(88억7583만9000원)에 그쳤다. 리그에서 대구FC(99억7038만7000원), 강원FC(94억4765만6000원), 인천 유나이티드(88억7908만4000원) 등 일부 시·도민 구단들보다 돈을 쓰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와 수원 삼성은 과거 막강한 자금력과 투자를 앞세워 리그를 호령하며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구단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다 할 투자 행보를 보이지 못하며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 있다. 그 사이 팬들에게도 외면을 받고 있다. ‘투자가 곧 성적’이란 걸 확실히 보여줬던 삼성 스포츠단은 지갑을 열지 않는 이상 좀처럼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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