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하이닉스 주가 연초 대비 50% 이상, 삼성전자 30% 가까이 상승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HBM 사업 실적 견인 전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옥. /연합뉴스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을 두고 있는 미국 종합반도체기업(IDM) AMD가 차세대 AI 반도체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을 함께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MD는 세계 AI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의 경쟁사로도 꼽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도 HBM 공급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본격 실적 개선 청신호로 읽히면서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AMD가 최신 GPU 제품 ‘MI300’에 쓰일 HBM3 공급업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동시에 선택했다. MI300은 AI와 그래픽처리장치(GPU)용으로 전문 개발된 고성능 AI 반도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로 기존 D램과 비교해 대역폭이 넓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따라서 고성능 GPU 등 서버 칩에 대부분 사용된다. HBM3은 HBM 제품라인 중 최신 세대인 4세대 제품이다.

AI용 GPU 1위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 HBM3을 탑재한 H100 제품을 양산하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에 HBM3E 샘플 입고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올해 초 기준 AI 반도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확보하며 선두에 달리고 있는 가운데 만년 2위에 머물던 AMD와 인텔 역시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들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으면서 출하량이 증가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13일 장중 12만 원 선을 넘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9일 오전장에서는 하락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여 만에 곧 12만 원 선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 HBM을 개발해 상용화를 시작했고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세계 시장점유율은 53%로 지난해보다 3%p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업황 둔화 추세를 반영해 전체적인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도 HBM과 같은 미래 먹거리 투자는 늘려 꾸준히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만큼 본격적으로 AI 시장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연결기준 투자를 작년대비 50% 이상 축소해 집행할 예정이지만 올해 수요 성장을 주도할 DDR5와 LPDDR5, HBM3 등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는 집행해 하반기 및 내년 성장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3 출하를 늘리기 위한 후공정 설비투자 준비에도 착수했다. AI용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선두 굳히기 작업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HBM은 패키징 과정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려면 패키징 설비가 추가돼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후공정 설비 규모를 2배가량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HBM 관련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수 있다”며 “업황 개선에 따라 2024년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19조9200억 원으로 2018년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목표가를 기존 11만7천 원에서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조금 늦은 시점에 HBM 사업을 시작했지만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놓고 보면 단연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아직까지 SK하이닉스만이 세계 유일 HBM3 생산업체지만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부터 HBM3 대량 양산을 시작하고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AI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HBM 시장점유율을 38%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고객사의 재고 확보 의지가 살아나고 있고,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량도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하반기 및 내년 업황 회복을 전망했다.

한편 증권 업계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16일 장마감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초보다 55% 넘게 뛰었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0% 가까이 올랐다.

노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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