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치료제 기대 시들
오너·경영인 자사주 매입 동참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업의 일탈과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관련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두 차례나 자사주를 취득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취득을 완료했다. 이어 지난달 약 800억원 규모(50만7937주)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총 105만5883주를 사들인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 1월 약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67만3854주) 취득을 발표했다. 또 지난달 약 400억원 규모(63만주) 취득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취득할 총 자사주는 130만3854주다.
다만 자사주 매입으로 두 회사의 주가가 상승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의약품 국내 판권을 셀트리온에 200억원대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일으켰으며, 유효기간이 지난 원재료를 손실로 처리하지 않고 재고자산 가치를 부풀렸다는 회계감리 결과와 함께 검찰 고발 의견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 넘겼다. 증선위는 지난 1월 감리위원회로부터 감리결과를 정리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아 논의를 시작한다. 금투업계에서는 이달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 등으로 지난해 3월 32만8305원을 기록한 뒤 증선위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1월 급락세를 보이며 14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4일 종가(16만7000원)는 고점 대비 49%가량 낮은 수준이다. 같은 날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종가는 6만5600원으로 고가 대비 54%가량 하락했다.
분자진단 기업 씨젠은 지난 4일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HK이노엔은 지난달 242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는 총 발행주식수 2890만4499주의 약 2%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지난해 상장 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비슷한 시기 유한양행도 신한은행과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 기업인 휴젤(300억원)과 종근당(100억원), 메디톡스(50억원) 등도 자사주를 사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등 일부 기업의 일탈이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줬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거품도 사라진 상황이라 자사주 매입에 나설 기업이 더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오너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눈에 띈다.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는 지난 1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회사 주식 1만주를 장내 매수했고, 같은 날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주당 16만8000원에 3000주를 취득했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후보 물질이 부작용 이슈에 휘말리자 즉각적인 해명과 함께 2만4780주 매입을 발표했다. 자사 신약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함께 불안에 떠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앞장서 책임경영을 보여준 것이다.
김현수 파미셀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회사 주식 2만9150주를,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7만8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확대는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방안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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