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단시약 수출액, 1억달러 이하로 추락해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코로나19 진단 사약제품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던 씨젠이 올 들어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달콤했던 꿈에서 깨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내년 실적 개선을 위해선 시급히 추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젠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9608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94%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04억원으로 61.34%가 급감했다.
특히 3분기 매출은 15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50.6%)이 났다. 영업손실은 322억원이며 당기순손실은 11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씨젠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까닭은 코로나19 진단제품 판매 부진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완화하면서 사실상 엔데믹(풍토병) 수준에 접어들었고, 동시에 진단시약 수요도 감소했다.
실제로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11월 국내 진단시약 총수출액은 7447만달러(976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4월 이후 월간 수출액이 1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기기 수출액은 체외진단기기 수출 증대에 힘입어 지난해에 비해 39%가 오른 4조 220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데믹이 본격화한 지난 7월부터의 월간 수출액은 1억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점차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씨젠은 진단시약 재고에 충당금 681억원을 설정, 영업손실의 규모를 키웠다. 회사 측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 올해 초의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했던 사례 등을 들어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씨젠이 엔데믹 상황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2020년과 지난해 연속 매출 1조 원을 넘겼다. 하지만 올해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8816억원 수준이다.
더불어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314명이던 임직원은 올해 6월 1095명까지 늘었으나 지난 9월에는 1008명으로 줄었다.
또한 지난해 투자전략부를 신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고 밝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이에 업계의 관심은 씨젠이 쌓아놓은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씨젠의 올해 3분기 현금성 자산은 1889억원으로 2019년 490억원과 비교해 4배가량 늘었다. 자산총계에서 부채를 제외해도 순자산은 1조 1838억원에 달한다.
씨젠은 당장 새로운 사업보다 본업인 분자진단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 외 다른 진단제품의 미국 진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씨젠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는 예상했던 수준이다”며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코로나 이외의 진단제품과 미국 시장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M&A는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분자진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